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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화제의 농장> 김유용 서울대 교수의 야곱농장

<사진 시계방향으로 ①3주간 그룹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야곱농장 임신사 내부 ②방역상 농장외부에 설치된 출하대 ③한 기업체 인사에게 돈사내부구조를 설명하는 김유용 교수(사진오른쪽) ④뇨의 호기발효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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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최된 전국 규모의 양돈세미나 場. 강연자로 나선 국내의 한 교수는 지금까지 관행화돼 왔던 일부 사료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있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자 일부 청중들은 “책상에 앉아있는 학자가 현장을 알기나 하느냐”며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반응을 예상이나 한듯 이어지는 교수의 한마디는 여러 의혹의 시선을 일순간에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여러분들과 똑같이 농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얻어진 결과입니다.”
그 주인공인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김유용 교수. 실제로 그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오생리에서 모돈 1백50여두 규모의 야곱농장을 운영하는 양돈인이기도 하다. 다만 농장운영의 목적이 영리가 아닌 연구와 실험용 자돈공급을 위한 것이라는게 여느 양돈인과 다를 뿐이다. 개인소유면서도 서울대학교 단위동물영양생화학실 실험농장이라는 야곱 농장의 또다른 명칭도 이 때문.
하지만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한 강연은 물론 유수의 사료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도 자신있게 논리를 펼쳐갈수 있는 배경은 직영 농장운영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국내 최고수준에 달하는 야곱농장의 생산성이 김유용 교수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05년 11월 14일 첫 입식이 이뤄진 이래 지난해 5월 20일과 분만을 거쳐 11월 3일 첫출하의 기쁨을 거둔 이 농장은 초산돈임에도 불구하고 1백40복 가운데 1백31복에서 1천6백16두를 분만, 총산자수 12.34두, 모돈당 10.5두의 이유자돈수를 기록했다. 이유후 일주간의 평균증체량은 무려 2백70그램에 달하며 출하일령이 1백60일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농장 전체 폐사율이 0.66%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야곱농장의 시설이 웬만한 농장과 비교해 특별히 나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일령별 체중측정과 혈액채취, 등지방측정 등의 실험이 이뤄지는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육환경속에서 일궈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는 3주간격으로 20두씩 모돈의 분만이 이뤄지도록 하는 ‘그룹관리 시스템’과 함께 철저한 차단방역의 산물일 뿐 만 아니라 그가 지향해온 사료프로그램의 위력(?)을 대내외에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로 부족함이 없다.
김유용 교수는 “후보돈 관리와 함께 건강한 자돈생산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결과”라며 “항생제를 투여치 않기보다는 쓰지 않도록 건강하게 키우는 사양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자격이 검증되지 않는 컨설턴트의 농장지원과 국내 실정은 감안되지 않은채 외국의 기술과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도 문제점으로 지목한다.
이런 그가 본격적인 양돈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6월부터. 서울대 임용이후 실험용 이유자돈을 필요로 했던 김유용 교수는 대학소유의 돼지가 한 마리도 없다는 현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험때마다 2백여두에 달하는 자돈을 외부에서 구입해야 했지만 물량확보는 물론 그나마 품질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에 김교수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파트 담보등을 통해 사재를 동원, 공개입찰로 대한양돈협회의 SEW(조기격리이유)농장을 매입하기에 이른다.
서울대 전공분야 학생들과 국내 양돈농가들이 실전에서 적용할수 있는 기술보급 기반구축과 함께 국내에서 실험을 수행하는 학자를 찾아보기 힘든만큼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돈관련 연구를 시도해 보자는 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시설보수 공사와 후보돈구입을 위해 또다시 있는대로 대출을 받아 재원을 충당해야 했다.
김유용 교수는 “내뜻을 이해하고 따라준 아내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일부 양돈인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는 각종 투자나 제휴 제안을 과감히 거부하고 있다. “자유스럽게 연구를 할 수 없다”며 그 배경을 밝히는 그는 “돼지 생산비가 마리당 14만원은 돼야 글로벌 시대에 국내양돈업계의 경쟁이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비 가운데 50%를 넘게 차지하는 사료비의 비중부터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따라 김 교수는 각종 관련연구 수행과 더불어 야곱농장이 국내 상위 1%대의 성적을 유지토록 하면서 항생제 저감이 가능한 사양방안과 한국형 모돈사양 프로그램을 제시에 나서는데 진력할 계획.
특히 양돈전공자를 기대하기 힘든 학계 현실과 인재양성에 대한 무관심은 지속가능한 양돈산업 실현을 불투명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는 그는 “일선 양돈장에 바로 투입될수 있는 전국 최고의 전문인력 양성소로 자리매김, 국내 양돈산업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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