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8차 협상을 앞둔 가운데, 지난 5일과 6일(한국 시간)에는 양국 농업분야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또 이와 때를 맞춰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5일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에서 축산인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반대 집회를 열고, 밀실협상 중단을 외쳤다. 이어 지난 6일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박홍수 농림부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미 FTA 8차협상 농업분야 대응 계획을 보고 받았다. 뭔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축산업계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러다 쇠고기가 하루아침에 개방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 고위급 회담이 열리던 지난 5일 아침 중앙 일간지를 통해 보도된, 한미 통상장관이 ‘쌀개방은 제외하기로 했다’는 기사는 축산인들의 그런 불안감에 불을 당겼다. 때문에 이날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축산인들의 밀실 협상 중단을 외치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축산인들은 동시에 이날 집회에 참가한 다수의 국회의원들에게 이 같은 축산인들의 목소리를 전해달라고 강력 주문하고 이들 국회의원들에게 상당한 기대감을 표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6일 상임위를 열고, 농축산물의 빅딜설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이에 대한 답변에서 빅딜설을 일축했다. 쌀개방을 제외하기로 했다는 한미 통상장관 의견 접근 보도도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열린 농업분야 고위급 회담에서도 뼛조각과 관련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거듭 못박았다. 박장관은 한미 FTA와 쇠고기의 연계 가능성 우려에 대해서도 “그럴 상황이 아니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적어도 박홍수 농림부장관이 밝힌대로라면, 쇠고기와 한미 FTA는 별개 문제이며, 미산 쇠고기 위생조건 완화는 물론 한미 FTA에서 쇠고기 개방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축산업계는 쌀 대신 쇠고기를 내준, 지난 우루과이협상 전철을 다시 밟지 않을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아울러 쇠고기도 쌀과 같이 민감품목으로 개방에서 제외돼야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축산은 경제 규모에서 쌀을 능가하는 품목으로서, 농촌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인데다, 식생활에서도 쌀 못지 않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그토록 쇠고기에 집착하는 것은 쇠고기 산업이 미국에 가져다 주는 이익이 그만큼 크기 때문임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쇠고기 산업이 갖고 있는 전후방 연관효과가 쌀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미국이 쇠고기 산업을 중요시하는 만큼 우리도 쇠고기 산업, 나아가 축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전후방 효과가 크다는 것을 당연히 인식, 대응해 나가야 한다. 지난 5일 그 눈보라 속에서도 전국에서 모인 3천여 축산인들이 질서 정연한 시위문화를 지키며 한미 FTA 반대, 밀실협상 반대를 목이 터져라 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