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 16주년을 맞았다. 80년대 중반 우리 축산이 아직 전근대적 축산의 모습을 탈피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무렵, 우리는 "축산입국의 기치"를 높이 들고, 이땅의 축산전문 시대를 부르짖으며, 척박한 땅을 일구는 개척자의 자세로,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16년을 묵묵히 달려와 오늘을 맞았다. 돌이켜 보면 본지 창간이후 16년간의 우리 축산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가축사육마리수가 한 두 마리의 부업수준에서 1백∼2백마리의 전·기업 수준으로 규모화됐음은 물론 축산의 질적 수준도 크게 향상되었다. 축산 생산분야의 이같은 발전은 관련산업 분야의 발전으로 이어져 축산 유통 소비시장의 확대를 가져왔고, 배합사료, 동물약품, 각종 기자재 산업 또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우리 1차산업에서 축산업은 본지 창간 당시엔 농업의 극히 작은 한 부분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축산을 독립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성장했다. 특히 농촌에서 축산인은 농촌경제를 주도하는 계층으로 발전했다. 더욱이 주목할 것은 개방의 회오리 속에서도 축산은 당당하게 경쟁에 나서 그나마 농촌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방의 세계적 무한 경쟁의 시대에 우리 농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품목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할 때 우리 축산이 그래도 이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특히 2004년 쌀 시장마저 개방될 경우 우리 축산은 우리 농촌을 지키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는 창간 16주년을 맞아 우리 축산의 이같은 성장을 대견스럽게 여기며, 아울러 오늘의 성장이 있기까지 그동안 축산인들이 감내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아픔들을 함께 되새기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축산의 미래를 위해 우리 축산인과 정부가 무엇부터 인식해야 할 것인가를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는 물론 현재의 수준에 안주할 수 없고, 안주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아직도 외국 축산물과의 경쟁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축산인들의 굽히지 않는, 불굴(不屈)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 모든 경쟁이 그렇듯, 경쟁해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우선되지 않고는 그 경쟁에서 이길수 없다. 실제 그같은 의지를 갖고 있는 많은 양축가들은 축종 불문하고 어떤 경우에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기도 하다. 또 우리 축산은 이들에게 기대하는바 크고, 이들을 주축으로 축산을 이끌어 갈 수 밖에 없다. 이제 축산인들도 불굴의 의지를 갖고 앞으로 우리 축산을 이끌어 갈 주력 "부대"에 포함될 것이냐, 아니면 그 변방에 서 있을 것인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놓여 있다 하겠다. 다음은 축산의 이같은 불굴의 의지에 정부에서는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의 문제다. 정부또한 축산에 대한 확고한 정책의지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과거처럼 단기적인 축산 경기에 이랬다 저랬다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축산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따져서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축산이 우리 농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인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이 건강과 영양을 지키기 위해서, 그동안의 쌀위주의 "식량안보"의 개념에서 탈피해 소위 "영양안보"의 개념에서 우리 축산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의 축산업 육성 발전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고, 또 축산인들의 축산을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확인될 때 비로소 우리 축산의 모든 현안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며, 아울러 우리 축산의 미래가 약속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본지는 16년전 첫 창간호의 머릿기사로 "축산이 발달한 나라는 가난이 없었다"고 사자후(獅子吼)를 토했다. 창간 16주년을 맞은 지금 그 메아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귓전을 때리고 있다. 앞으로도 그 메아리는 계속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처음의 그마음 그대로 축산전문지의 역할에 더욱 매진하고자 다짐한다. 아울러 그동안 본지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독자 여러분, 그리고 광고주 여러분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