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5년간 연평균 617농가 농지 내 축사
함평군, 천지한우 산업특구 지정…진입 가속화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로의 축사진입이 쉬워짐에 따라 전남지역 농촌 들녘에도 축사가 속속 들어서면서 벼가 재배되고 있는 들판 여기저기에 축사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농촌 풍경이 바뀌어가고 있다.
전남지역은 지난 2007년 농지법 개정 이후 4년 동안 매년 연평균 617농가가 늘어 지난 6월말 기준 3천87농가에 393만7천215㎡의 면적에 축사를 신축했다. 특히 전남지역 22개 시·군 가운데 함평군이 485농가로 농가수가 가장 많았으며 면적도 해남, 담양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함평천지한우 산업특구’ 로 지정되어 한우축사시설현대화사업으로 인해 새로 신축한 축사들이 농지내로 많이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평천지한우 산업특구로 지정된 함평군에서도 한우사육 열기가 높은 손불면 지역을 돌아보며 농지내 축사진입 현황을 살펴봤다.
전남 함평군 손불면 산남리에서 한우사육을 하고 있는 김희남(42·사진)씨는 마을 인근에서 한우를 사육해왔으나 올해 농지에 우사를 신축해 이전했다.
김 씨가 농지에 우사를 신축하게 된 것은 함평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량암소핵군농가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어 현대화된 축사에서 한우사육을 하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농지내에 축사를 지으려면 허가를 받고 농지전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했는데 농지법 개정 시행으로 절차가 간소화되어 편리해져 좋아요”
김 씨는 “많은 축산농가들이 마을 안이나 인근에서 축사를 지어 가축을 사육해왔는데 농지 진입이 쉬워짐에 따라 농지내에 축사 진입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축산농가들이 농지내에 축사를 신축하려고 할 때 예전에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다 보면 축사신축 공사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공사기간도 단축되어 시간적,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함평군에서 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내부나 인근에 있는 축사를 외부로 이전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어 함평지역은 농지내로의 축사진입이 더욱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김 씨는 “함평지역이 함평천지한우 산업특구 지정과 함평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맞물려 많은 축사가 농지에 들어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농지내 축사 신축시 혹시 불편한 점이나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없느냐고 질문을 했다.
김 씨는 “농지에 물을 대는 수로가 있는 농지에 축사를 신축한 일부 농가들이 수로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수로점용료 200만원 정도씩을 납부해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며 “수로점용료는 개선되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 씨는 “수로가 있는 농지에 축사를 신축할 경우 차량이 출입하는 진출입로를 내야 하기 때문에 차량이 출입할 수 있도록 수로에 대형 관을 묻고 차량통행로를 만들어 사용하는데 수료점용료 200만원은 너무 과하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함평지사 관계자는 “주변 농지의 공시지가와 수로 점용면적에 비례하여 수로점용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10년간 이용료를 일시금으로 내면 10년후에 영구임대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 밝혔다.
전남 함평군 손불면 월천리 농장마을에서 한우사육을 하고 있는 양년일(62)씨 역시 마을 인근에 우사가 있었으나 올해 마을 앞 농지에 신축해 이전했다.
마을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장마을은 서해안 간척지를 막아 조성된 농지가 많아 지어진 이름으로 마을 앞의 드넓은 농지 곳곳에 축사가 들어서 있었다.
양년일씨도 김희남씨처럼 함평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량암소핵군농가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어 농지에서 축사를 신축해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양 씨는 “그동안 마을 인근에서 한우사육을 해왔으나 올해 농지에 축사를 지었는데 농지법 개정으로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축사를 신축할 수 있게 되었다” 며 “인근의 많은 농가들이 별 어려움 없이 농지에 축사를 신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