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농지소유금지법’ 걸림돌…스미스필드 대주주 반대도
中 거대자금 축산기업 인수 ‘신호탄’…국내도 대비책 있어야
세계 최대 양돈계열화업체인 미국 스미스필드사에 대한 중국기업의 인수작업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외국인 농지소유금지법으로 암초에 걸리더니, 이번엔 스미스필드사의 대주주가 직접 반대입장을 표출하고 나선 것이다.
국제 돼지고기 시장에 미칠 파장은 물론 국내 업계에 던져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그 배경과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의 최대 육류가공업체인 슈앙후이사는 지난달 29일 스미스필드를 48억달러, 우리돈으로 5조5천여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혀 전세계 축산업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기업 인수에 연이어 성공, 거대공룡으로 부상한 중국이 이번엔 축산업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스미스필드는 모돈 사육두수가 100만두를 상회하며 세계 최대규모의 도축 가공장까지 확보, 명실공히 대표적인 양돈계열화업체로 군림해온 기업이다.
더구나 슈앙후이사의 지난해 매출이 64억9천만달러로, 스미스필드의 130억9천만달러에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중국 기업간 이뤄지는 인수 매각 규모로는 최대라는 점에서 전세계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스미스필드는 지난 2008~ 2009년 곡물가격 폭등으로 주가가 폭락한데다 돼지가격까지 하락, 적자행진을 거듭해 온 추세가 매각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자국내 식품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 브라질JBS, 태국 CP사와 합병까지 검토했던 슈앙후이사에게 더없는 기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슈앙후이사의 야심찬 계획이 실현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우선 미국 중서부 8개주의 외국인농지소유금지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가안보리스크 평가를 담당할 미국 정부는 일단 인수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식품안전성과 영세농민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한 일부 정치인들과 농민단체들의 반대가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스미스필드 지분의 5.7%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보드밸류사가 공식 성명을 통해 매각이 아닌 분사를 권고하고 나서며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스타보드밸류사는 “슈양후이사의 인수가격은 턱없이 낮다”며 “오히려 스미스필드가 생산, 양돈, 국제판매 부문으로 분사될 경우 기업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은 이번 인수매각건 자체가 무효화되거나 더 높은 인수가격이 제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 육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의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인 만큼 국제 육류시장의 흐름에는 당분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의 농축산업 기업 인수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민간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우리 축산업계 입장에서는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인수에 대한 대응책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