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축산의 미래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이제 중국은 빼놓을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 그만큼 중국 축산업이 우리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 축산이 우리 축산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당장 가축질병 문제만 하더라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지난 2년전 발생한 구제역만해도 그렇다. 발생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관광객이나,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건초, 또는 중국 농축산물과 심지어 황사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구제역 상재국이기 때문에 어떤 경로가 됐든 중국으로부터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리고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한 지금도 중국으로부터 구제역 유입을 막기위한 국경 방역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구제역 뿐만 아니라 닭 가금티푸스 등 중국으로부터 각종 질병이 유입될 우려는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중국이 얼마나 가축질병 퇴치에 노력하는가는 우리 축산의 질병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절대적 변수가 되고 있다. 마치 중국에서 황사문제를 해결할려고 노력하지 않는한 우리 나라는 봄만 되면 황사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것과 같다. 축종별 경쟁력 비교에 있어서도 중국은 미구에 우리 축산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 뻔하다. 한 중국 축산업 비교우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육류 생산량은 세계 총생산량의 25.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주요 육류별로 보면 세계 생산량에 대한 중국의 돈육 생산량은 44.6%를 차지하고 있고, 가금육이 18.4%, 쇠고기가 7.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생산비 기준으로 가격경쟁력을 비교할 때 중국의 돈육가격은 국제 시장 가격의 57%, 쇠고기는 84%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이같은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육류 상품 수출은 총 생산량의 0.9∼1.2%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품질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 하며, 앞으로 중국에서 축산물의 품질 경쟁력만 높이면 중국의 축산물이 세계 시장을 향한 파괴력은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을 전망하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쇠고기의 경우 연변 한우의 개량을 통해 쇠고기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면 우리 한우 산업에 큰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연변 한우를 개량한다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 우리 나라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한우 고급육화를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안이하게 대처할 수 없는 것이 중국 축산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중국의 축산변수가 우리 축산에 미칠 영향이 너무나 클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준비나,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축산에 대한 연구는 너무나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간혹 중국 축산에 대한 연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며, 중국 축산을 연구하는 전문가가 있는지, 색인(索引)조차 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축산이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중국 전문가의 양성도 시급하다 하겠다. 그렇게 해서 그들 전문가들로 하여금 미래 우리 축산의 중국 변수에 대해 연구하고 장단기 대책을 마련토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중국 농축산물의 무차별 공격을 우려한 한 축산 관계자는 "앞으로 5년이내에 우리 식탁은 중국 농축산물로 채워질지도 모른다"며 중국을 경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그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기 전에 미리 미리 준비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