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품질저하 악순환 차단…R&D 강화
특화분야 발굴…‘선택과 집중’의 전략 펼쳐야
지난 2011년 7월 배합사료용 항생제 사용 전면금지는 동물약품 업계에 “변화”라는 숙제를 던져줬다.
김성겸 녹십자수의약품 전무는 “사료에서 빠지게 된 항생제들이 농장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는 점점 더 많은 제품이 생존경쟁을 펼쳐야 했다. 결국, 가격싸움으로 번져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경쟁을 지양하는 것이 동물약품 업계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가격경쟁을 하다보면, 마진이 줄게 되고, 이것은 다시 연구개발 소홀, 품질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연.
김 전무는 특히 이러한 악순환은 한창 불붙고 있는 동물약품 수출전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해외에서는 현재 한국산 제품이 품질을 인정받고 있어요. 좋은 이미지를 계속 심어줘야 지속적인 수출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는 적정 가격을 확보하면서도 농가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차별화 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물론, 항생제대체제 등 식품안전 트렌드에 부합하려는 제품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항생제 만한 규모는 아닙니다. 항생제 스스로 능동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김 전무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결코, 많은 투자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기존 제품에 일부 기능성을 추가한다거나 편의성, 혼합도 개선, 제형변화 등을 덧붙인 아이디어 상품도 충분히 경쟁력이 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아직 항생제 효능에 버금가는 대체제를 볼 수 없다. 항생제는 질병치료, 성장촉진 등에 꽤 유용하다”라며, “휴약기간 준수 등 항생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농장 생산성 향상을 이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항생제 역시 앞으로 업체마다 특화분야를 발굴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업계 내실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체가 전부 잘할 수는 없습니다. 역할을 분담한다는 거죠. 개량신약을 개발해 독자적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이것이 카피제품 범람과 저가제품 난립을 막을 수 있습니다.”
김 전무는 동물약품 연구개발에 대한 실질적 정부지원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국책농특과제 등 정부지원은 업체들이 따라가기에는 너무 요구조건이 까다롭다”라며 임상실험 보조 등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지원 카테고리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주인의식이라고 할까요. 스스로 찾고, 즐길 때 업무능률이 올라갑니다.”
김 전무는 나 뿐 아니라 직원들이 함께 서로 믿고 행복한 직장을 그려가고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