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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돈인 상생 위한 자구노력 ‘깊은 울림’

한돈협 ‘돈가별 지급률 조정 자율캠페인’ 출발을 보며

 

김연화 원장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지난해, 이상고온에 따른 작황 호조로 농산물의 저장물량이 평년보다 20~30% 증가하였으며, 더욱이 올해에는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처럼 공급이 급격히 증가한데 반해, 농산물에 대한 소비부진으로 인해 시장가격이 하락하게 되었다.
이처럼 시장의 수요-공급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짐과 동시에, 설상가상으로 FTA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로 인해 사실상 우리 농촌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축산물의 경우는 과연 어떠한가? 국민다소비제품인 돼지고기의 경우 값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입 돈육의 가격마저 상승 기류에 들어서자, 육가공업체는 돈육값 인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약 9%의 제품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이처럼 돈육 및 육가공품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소비부진을 심화시킬 수 있다.
 최근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인해 우리의 소비시장은 제품의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으며, 소비침체 장기화로 시장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 단체에서는 각 업계에 일시적 원자재의 가격상승에 따른 즉각적인 소비자가격 인상에 대해 심사숙고 해 줄 것을 요청한바 있다.
이러한 소비자단체의 요청에, 최근 생산자 단체인 대한한돈협회에서는 돼지고기 가격 급등락에 따라 지급률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돼지가격 급등락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함으로써 비교적 소비자가격의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때문에 국내 한돈산업의 기반을 지속가능한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내려진 협회측의 용단에 대해 소비자단체장으로서 매우 환영하는 바이다. 비록 아직은 소비자의 비용부담 등이 즉각적으로 체감하기에는 미미하다고 할지라도, 상생을 지향하는 대한한돈협회의 결정은 우리나라 전체의 생산자, 산업계와 소비자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울림이 크다고 본다.
그동안의 시장 메커니즘은 소통보다는 단절과 균열, 그리고 다소 이기적인 아집으로 이루어져왔다. 즉, 생산자, 제조업체, 유통업체는 시장의 주요 행위자인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장구조를 형성하여 소비자는 업체나 판매자에 비해 결정권이 적었으며, 이처럼 일방적인 소통으로 인한 소비자의 수동성 때문에 상생을 지향하는 사회적인 공유가치는 번번이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이처럼 소통을 통한 공감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시장의 기능에 대해 신뢰를 상실하여 “소비자는 봉이냐?”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지향의 시장 패러다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오늘날, 사실상 그동안의 시장현실은 소비자친화성 및 지향성에 부합하지 않았다. 이에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고, 시장에서의 동반성장, 상생과 협력의 바탕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인 한돈협회의 결정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번의 결정을 터닝포인트로 하여 한돈협회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품질과 형평성 있는 시장구조를 이루기 위해, 소비자와 진정어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 및 브랜드에 대한 충성적 소비행태를 보이기보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까닭에,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한돈제품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판매우위를 잃을 수 있다.
이처럼 한돈에서 수입산 돈육시장으로 소비자가 이탈하게 될 경우, 우리 한돈의 가치는 점차 하락하여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 또한 수입육에 의존하게 되어 결국에는 안전하고 신선한 우리식품에 대한 선택권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사실 그동안 생산자단체의 경우 높은 생산단가와 소비침체로 인한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며, 소비촉진을 통해 우리 농가를 지켜줄 것을 요청하였었다. 이러한 농가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불통하는 시장에서 생산자들이 내는 목소리에 대해 소비자들은 신뢰하지 못하였고 또한 공감하지 못해 우리 사회의 만성적인 문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이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와의 시차 없는 소통과 사회의 합치된 공감대를 이룬다면 냉혹한 축산농가의 현실은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생산에서 최종소비까지 모든 단계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알려 우리 축산농가와 한돈의 고유 가치를 인식시킨다면, 이 가치수준에 따라 소비자는 제품의 품질 및 가격에 대한 적정성의 기준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의 소비자 중심적 철학과 윤리성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든 경제 시스템에서도 가장 소비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소비자 감동으로 이끌고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신뢰를 다해가는 기반이 다져질 때 우리 농축산물의 산업 기반과 그 가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계기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농수축산물의 소비자 지향적 가치 체계에 대한 모든 관계자들의 공감대가 소비자가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는지를 먼저 고려하는 자세를 지녀, FTA, TPP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상생과 협력을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신소비자주의가 태동하고 있는 오늘날의 시장에서, 시장 참여자간의 상생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매우 절실하고 중요한 키워드임을 기억하고, 사회적 배려와 시장에서의 공감을 위해 실천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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