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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형 메쯔거라이’ 소비 붐 기대

웰빙바람 탄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

 

권재한  국장(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부위별 양은 얼마나 될까?
도축하는 돼지의 평균 무게는 114kg인데 안심·등심·목살·삼겹살·갈비·앞다리·뒷다리 등 7개 부위로 대분할 하면 평균 60kg정도가 된다.
이중 소비자가 선호하는 삼겹살은 약 11kg으로 18%, 앞다리·뒷다리살과 같은 저지방 부위는 약 30kg으로 50% 정도가 생산된다. 부위별 가격은 ’14년 10월기준 삼겹살 100g당 2천216원, 뒷다리살 972원으로 삼겹살이 두 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비자의 기호가 삼겹살 같은 특정부위에 집중되면서 생산자는 돼지 한 마리에서 절반이나 차지하는 저지방부위의 재고 비용을 삼겹살·목살에 전가 하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저지방 부위를 어떻게 소비할까?
기원전 9세기경에 쓰여진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기원전부터 햄, 소시지 등 식육가공식품을 먹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햄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이고 훈제 처리하여 건조하는 등 장기 보관 할 수 있었고 독특한 향과 풍미가 있었다. 소시지는 돼지고기의 저지방 부위들을 잘게 다진 후 양념과 향신료를 첨가하여 창자 등에 채워서 숙성 한 후 끓는 물에 삶아 먹었는데 사용 부위와 향신료에 따라 다양하게 즐겼던 것이다. 독일에서는 오래전부터 메쯔거라이(Metzgerei)라 부르는 식육판매점에서 정육 뿐 아니라 다양한 햄과 소시지 등 식육가공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맛있고 편하게 먹을 수 있어 많은 소비자가 찾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영업 형태는 미국의 부쳐샵(Bucher`s Shop)이나 유럽의 델리 레스토랑(Deli Restaurant)등을 통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삼겹살 보다는 뒷다리살 등 저지방부위의 소비가 늘어나는 등 돼지고기 소비패턴에 변화가 감지된다.
 ’13년 10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부처간 공동협력을 통해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이란 새로운 업종을 신설하였고,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영업신고를 하면 신선육 판매와 함께 햄·소시지·양념육 등 식육가공품을 즉석에서 손수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하여 관련업계의 오래된 숙원사항을 해결한 바 있다. 정부는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의 활성화를 위해 표준매뉴얼 개발과 경영 컨설팅을 지원 할 계획이며 또한,  ‘식육가공기사’ 국가 자격 신설과 전문인력 양성 표준 교육안 마련, 전문교육기관 지정 등  정책적인 지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식육가공품은 주로 대형 가공업체에서 소품종 대량생산해 전국으로 유통되었기 때문에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맞추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서울·부산·성남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독일의 메쯔거라이(Metzgerei)같은 식육가공품판매점이 창업되고 있고, 해외에서 고급 육가공품을 접했던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또한, 소비자는 자신의 건강상태·취향 등을 고려한 저나트륨 제품, 좋아하는 채소가 많이 들어간 제품, 지역별로 특화된 제품 등 나만의 햄·소시지를 주문하여 빠르고 편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이에 부응하는 수제명품 햄·소시지가 다양하게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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