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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농장 운영에 있어서 방역이 주는 의미

 

신창섭 회장(한국양돈수의사회)

 

지난해부터 시작된 FMD 발생은 아직까지 멈추지를 않는다. 봄은 다가오지만 아직 축산현장은 춥다.
질병이 발생하는 있는 현장이나 대책을 마련하는 정부나 차단방역을 이야기하고 있다. 양돈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차단방역은 언뜻 느껴지기에 번거롭고 비용만 드는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제대로 된 차단방역을 위해서는 농장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하지가 않기 때문이고 돈군의 흐름(pig flow)에 맞춰 돈사구조도 손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맞다. 제대로 된 차단방역에는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규정대로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차단방역을 돈 들이고 일만 힘들고 하는 데 왜 하는 것일까?
잠깐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해 보자. 양돈장을 운영하는데 사업에는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 기회비용이란 어떤 자원이나 재화를 이용하여 생산이나 소비를 하였을 경우, 다른 것을 생산하거나 소비했다면 얻을 수 있었던 잠재적 이익으로 설명된다.
이것이 아주 꼭 같지는 않지만 농장 경영에 있어서 차단방역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설명이다.
양돈장에서 수익을 얻는 방식은 모돈이 자돈을 생산하여 정해진 기간에 일정 체중이 되도록 키워서 파는 것이다. 시장에 판매하여 얻는 수입보다 낳아 키우는 비용이 적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 비용에 사료값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다.
그런데 돼지가 중간에 죽는다면? 죽는 시점까지 돼지를 낳아 키우는 데 들어간 비용은 사라져버린다. 순 손실비용이 되는 것이다. 그 비용적 손실은 다른 돼지에게 전가된다.
1천마리 중에서 1~2마리야 손실을 쉽게 분산시킬 수 있지만 10% 이상의 돼지에서 질병이 발생하여 피해를 입는다면 그 손실은 복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차단방역은 ‘손실을 막아주는’ 기회비용이다. 적은 투자로 큰 손실을 대비할 수 있다. ROI(투자대비 수익) 측면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경영상에 주는 가치는 ‘돈을 벌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1천마리의 돼지를 키워서 팔아야 장부에 실질적 가치로 기록된다. 그 전까지는 기대되는 매출인 셈이다. 1천마리 중 차단방역에 실패해서 100마리가 손실을 보았다면 그 100마리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린 셈이기 때문에 그 만큼의 기대매출이 줄어든다.
한 마리에 50만원이라고 쳐도 1천마리 중 100마리 폐사라면 5천만원의 매출액의 기회가 사라진 셈이 된다.
차단방역은 단순히 돈만 들고 힘들기만 한 것이기 보다는 경영에 있어서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소모한 비용의 문제이고 앞으로 돈을 벌 기회의 문제인 것이다.
1천마리에서 10%의 폐사만으로도 (마리당 비용을 35만원으로 친다면) 3천500만원의 손실발생과 5천만원의 매출이 증발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8천500만원이 차단방역의 가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자. 과연 차단방역이 돈만 들고 힘들기만 한 것인가? 아니면 농장을 ‘지속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일인가?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양돈장에서 차단방역이 바로 그 일이 아닌가 한다.
더 나아가서 지금과 같은 국가적인 방역비상상황에서는 그 가치가 과연 얼마가 되는 것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양돈산업에 있어서 차단방역은 한국 양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제대로 이뤄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봄의 꽃망울이 활짝 미소를 보여주는 시점에 우리 농가와 방역 관계자분들의 환한 미소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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