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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악취와의 전쟁에 대한 소고

 

양창범  박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요즘 축산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가축분뇨 처리 및 악취, 가축질병 발생 등일 것이다.
특히 축산악취에 대한 문제는 이웃과의 다툼뿐만 아니라 축산에 대한 배타적인 정서를 유발시켜 안티축산이라는 용어가 탄생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본다. 이러한 축산악취 관련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와 지자체, 축산농가에서도 다각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악취는 사람이 감지하는 냄새의 정도와 특정 냄새 포함여부, 신체조건과 기억정도 그리고 감각기관 자극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를 쉽게 표현을 한다면, 악취에 대한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는 신체적 조건과 심리적 반응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완전무결하게 해결하기도 어려운 축산악취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축산시설 및 주변 환경의 개선이다.
새롭게 축사를 지을 경우에는  악취 발생정도와 흐름을 사전에 고려하여 입지를 선정하고, 시설계획을 수립하여 실행에 잘 옮기는 것이다. 호주 등 축산 선진국에서는 전문컨설팅 업체에서 축사를 신축하고자 하는 부지 조건과 축사 규모(예상 사육두수) 등을 조합하여 악취 발생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축사 면적과 위치 등을 잘 조정하는 사례도 있다. 허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축사 이전 및 신축은 상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기존의 축사시설에 대한 악취 방지관련 시설 보완(추가 설치 등)과 축사 내외부 청소, 가축분뇨의 적정처리와 이용 등 축산환경을 개선하고 가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둘째는 축산농가 주변에 거주하는 이웃주민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노력이다.
오래전에 악취대책에 대한 미국의 자료를 살펴보던 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 ‘겨울철 눈이 많이 오면, 축산농가에서는 마을길에 쌓인 눈을 잘 치워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의아한 생각도 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축산농가에서는 이웃주민들이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고, 친밀감을 높여주는 것도 악취 관련 민원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이는 악취 문제는 과학으로만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느낌정도 등 개체 차이가 크고, 판단이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즉 평소에 축산농가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악취 발생으로 느끼는 불쾌감에 대하여 이웃주민들은 일정 수준까지 감내 또는 이해가 가능하다는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셋째로는 악취 저감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연구)과 현장적용(실천)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도 축사 및 가축분뇨 처리시설 등에서 배출되는 악취를 저감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돈사시설에서 발생되는 악취를 줄이기 위하여 ‘개방식 돈사 리모델링 방법’과 ‘바이오 필터와 바이오 커튼’ 등을 개발하여 보급 중에 있고, 분뇨를 자원화 할 때 발생되는 악취를 저감하기 위하여 ‘액비 저장조 폭기 장치’와 ‘액비 지중살포 장치’ 등 다양한 기술도 보급 중에 있다. 그러나 축산 농가에 이러한 기술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관련 시설(장치)을 추가로 설치하는 경우에 경제적인 부담과 관리의 번거로움, 노동시간 투자 등이 원인이 될 수가 있겠으나, 악취방지 시설을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운용 시 발생되는 문제점도 함께 보완하면서 축산악취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잘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추가 의견으로는 요즘 여러 언론매체에서 기사화되는 ‘악취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다. 필자는 이런 표현을 좀 달리 하였으면 한다. 즉 ‘악취와의 전쟁’ 보다 ‘악취방지에 혼신의 노력’ 또는 ‘축산냄새 방지에 전심전력을 다함’ 등으로 표현을 바꿔봄이 어떤지?

 비록 축산악취 문제를 잘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 될 수도 있으나, ‘전쟁’이라는 표현에는 싸움의 주체 중 하나는 져야 끝나는 것이고, 악취가 우리 주변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이미지로 인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축산악취를 지속적으로 방지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자는 의미는 결코 아니며, 비축산인들에게 냄새는 일정 수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어린이들의 견학(현장체험) 장소가 양돈농가인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즉 양돈농가에 가서 어린돼지와 함께 뒹굴며 놀고, 자연스럽게 축산 현장의 냄새와 접촉함으로서, 돼지를 이해하고 어른이 될 때까지 후각에서의 냄새의 자극 정도를 긍정적으로 내재화 시키는 것이다. 우리도 악취방지용 시설설치, 이웃주민들과의 유대강화도 중요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축산을 이해하고 냄새에 대한 적응 경험을 할 수 있는 관련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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