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1. 프롤로그 최근 들어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10여 년 전, 요즘처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어느 날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서 박사 후 연수과정(Post-Doc.)을 밟고 있을 때 겪었던 일이 떠오른다. UBC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州)의 밴쿠버에 위치한 종합대학으로 영화 ‘나비효과’를 촬영할 정도로 아름다운 캠퍼스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아름다운 환경만큼이나 수학, 화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역량을 과시하며 노벨상 수상자와 캐나다 총리를 배출하는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내가 연구하는 동물복지 분야에 있어서도 유명세가 대단한 곳인데 그 이유는 동물복지의 세계적인 거장인 David Fraser 교수님이 동물복지 프로그램(Animal welfare program)의 수장으로 계시기 때문이다. 동물복지프로그램은 David Fraser 교수님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연구를 하고 계시는데 전문기술진 등을 포함하면 멤버수가 수 십 명에 달한다. 동물복지를 포함한 관련 연구자들과의 교류가 활발하여 방문 연구자들과의 미팅이 거의
[축산신문] 일본 기구 명칭이나 문건에는 ‘축산진흥’이란 단어 넘치는데 우리는 눈 씻고 봐도 없어축산진흥 의지 부족에 기인한 결과 지난달 초 4박 5일간의 일본 축산관련기관, 단체 방문에서 놀란 게 한 가지 있다. 우리에겐 잊혀진지 오래인 ‘축산진흥(畜産振興)’이란 단어를 무시로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축산관련기구나 부서의 명칭이 그랬다. 우리 축산국에 해당하는 농림수산성 축산부에는 축산진흥과가 있다. 농림수산성 산하단체로서 축산업경영안정과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업무를 담당하는 ‘농축산업진흥기구’는 정식명칭에 아예 진흥이란 단어가 들어가며 축산진흥부라는 부서를 두고 있다. 이 기구는 이른바 농림수산성으로부터 독립된 독립행정법인으로서 공익차원의 국가사무를 수행한다. 이 기구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일반사단법인인 ‘육용우진흥기금협회’라는 단체도 있다. 조직명칭만 그런 게 아니다. 농림수산성 축산부는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기구나 단체들이 내놓는 문건에는 축산진흥이란 단어가 빠지는 법이 없다. 일본과는 비교가 어렵지만 우리에게도 진흥(振興)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축협중앙회의 전신이 축산진흥회였고 축협중앙회 핵심부서 중 핵심이었던 축산진흥부도
[축산신문] 화우 생산현장 축주의 일상 우리와는 다른 모습 진종일 우사 머물며 소와 스킨십 천하제일 지향 장인정신 엿보여 일본은 장인(匠人)이 많기도 하지만 그에 걸맞는 대접도 받는 나라다. 어떤 분야에서건 천하제일의 솜씨로 명인(名人)의 반열에 오르면 존경과 함께 경제적 보상이 뒤따른다.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간 조선 도공(陶工)이 십 수대에 걸쳐 그 이름을 대물림하는 장인으로 대접받고 50년간 천하제일의 맛을 자랑하던 라면집의 마지막 영업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공중파방송사의 헬기가 출동하며 다음날 조간신문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호들갑’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일본에선 다반사(茶飯事)로 있는 일이다. 장인을 우대하는 풍토로 인해 나라 곳곳에 장인정신이 살아 숨 쉰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지닌 강소기업의 수도 제조업강국 독일과 쌍벽을 이룬다. 미국의 로켓에 종업원 10여명의 일본 강소기업 기술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일본인들은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본이 세계 최고의 쇠고기라 자랑하며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와규(和牛)에도 장인정신이 배어 있다. 일본에서 축산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A씨는 화우농장실
김 동 균 이사장((전)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모든 젖빨이 동물의 유즙은 태어난 어린 것을 살리기 위해 어미가 혈액을 변형시켜 만든 영양물질이다. 각종 영양소가 담긴 혈액이 유선상피세포로 들어간 이후의 변화는 실로 놀랍다. 색체부터 경계심을 유발하는 붉은색에서 자유롭고 평안함을 주는 백색으로 변한다. 그 내용물도 곧장 먹기만하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성장하도록 균형이 잘 잡혀있다. 오죽하면 젖이 부족한 인류에게 ‘젖소는 인류의 유모이다’라는 문구마저 선사했겠는가? 인류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만1천년 전부터 소의 젖을 식용으로 이용했다. 그러므로 유즙을 외부로 유출하는 일은 1만년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2세기 전까지는 모두 사람의 손을 이용해 젖을 짰으나 그동안 ‘다른 더 편하고 좋은’ 방법을 찾는 일이 도처에서 진행되었다. 원시형태의 착유기는 Colvin(1865)이 고안한 것이었는데 4개의 젖꼭지 끝에 음압을 만들어내는 장치를 달아서 우유를 짜내는 형태로서 유두관을 삽입한 후 끝 부분에 둥근 사발을 연결시켜 음압을 이용하는 구조였다. 이어서 Baldwin(1878)이 개발한 착유기는 과거 우물물에 쓰던 펌프로 음압을 발생시켜 유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우리나라는 지금 정부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위해 여러 정책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주로 아파트)을 안정화하기 위해 2017년 6월 19일에 발표한 대책을 시작으로 해서 2018년 9월 13일의에 대책까지 총 8건이 발표되었다. 한정된 자산(공급)에 대한 요구(수요)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 효과가 아직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부동산이라고 하면 단지 주거의 의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축산인(크게는 농업인)에게 부동산은 농장의 위치(=민원)를 의미하고 농장의 크기(=생산량)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절벽, 그리고 고령화에 대한 뉴스가 자주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에서는 2018년 9월 28일자 기사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인구동향을 이용해 내년부터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이는 통계청이 2016년 발표한 인구 감소시기인 2029년보다 10년이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젊은 인구가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지방 소멸이라는 용어까지 나오고 있다. 전체 인구가 줄어듦과 동시에 농업 종사자는 더더욱 빨리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에
윤 여 임 대표(조란목장) 지인 몇 사람과 식품안전 이야기를 나누다 ‘무항생제 우유’ 얘기가 나왔다. 당연히 무항생제 우유라면 항생제 근처엔 가본 적 없는 젖소에서 생산 된 우유일 것이라고 했다. 그럼 그런 소는 아프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며 아픈 소에게 항생제 투여를 안 하는 것이 오히려 동물복지에 어긋나는 게 아닌지 설왕설래를 했다. 그들에게 ‘무항생제 우유’는 젖소가 아플 때 투여한 항생제의 휴약기간이 일반 소보다 두 배가 긴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우유가 날마다 항생제 검사를 하니 어차피 항생제로 부터 안전하다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반응이 튀어 나왔다. “그럼 그거 사기네요.” 우유는 다 무항생제이므로 엄밀히 말해 사기는 아니다. ‘무항생제 우유’ 표시가 없는 우유는 항생제가 들어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다. ‘무항생제 우유’가 소비자들이 믿는 바대로 젖소의 항생제 원천봉쇄가 아닌 휴약기간 연장에 불과한데다, 모든 우유가 매일 항생제 검사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배타적인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이란 geen과 white washing(세탁)의 합성어로 친환경적
[축산신문 기자] 류경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소비자 안전과 식품의 품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계란껍질(난각)에 산란일자 표시기준을 신설해 내년 2월부터 이러한 규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농가에서 난각에 산란후 36시간이내 산란일자 표기와 같은 세밀한 관리나 건물형 평사와 방사를 하는 산란계 농가에서 모든 계란에 이와 같은 산란일자 표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소규모 농가에서는 고가의 인쇄 장비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계란은 생산단계부터 사육방식, 유통과정 및 판매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발생되는 차이로 인해 품질도 천차만별이다. 이에 식약처는 신설안(제 2018-9호)에서 계란 생산일자를 표기하는 목적은 소비자 안전과 식품의 품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계란 품질은 생산일자 만으로는 품질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소기하는 정책의 목적과 방향이 다르다.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는 소비자 선택에 혼란만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국외 특히 난각에 등급과 원산지 사육방식을 표시하는 일본, 미국, EU에서도 생산일자 대신 섭취와 유통기한을 중심으
[축산신문 기자]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단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이 있으나 단일 항목으로 산자수만큼 생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없을 것이다. 산자수가 1두 증가하면 약 4%의 생산비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자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종돈으로 사용되는 암퇘지이다. 암퇘지의 능력에 따라 산자수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껴 알고 있다. 또한 돼지고기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에 하나가 수퇘지로 볼 수 있다. 도축전후의 품질관리와 가공형태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단일 요인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퇘지이다. 결국 한돈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단가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종돈이다. 한돈산업에서 종돈은 매우 중요하다. #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종돈은 올해 상반기 동안 849두가 수입되었다. 지난해의 4천409두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지만 평균적으로 매년 2천여두의 종돈이 수입(2013년(2천65두), 2014(1천525), 2015(1천873), 201
[축산신문] 축산전문 언론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1985년 창간한 축산신문이 오늘로 창간 33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본지는 축산전문 언론이라는 사명감으로 명실상부한 전문지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매진해 왔으며, 오늘 33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은 쉼 없이 계속될 것임을 재차 다짐한다. 부업축산이 주류를 이루던 1985년 본지 창간당시의 축산과 오늘의 축산은 비교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다르다. 생산규모와 질적인 측면 즉 양과 질에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축산은 수많은 악조건을 뚫고 엄청난 발전을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제부터가 진정한 의미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우리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한국축산은 세계 각국과의 FTA로 인해 조만간 외국산 축산물이 관세 없이 들어오게 돼있다. 가뜩이나 취약한 가격경쟁력이 가림막이나 방패 없이 그대로 노출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축산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를 통해 축산선진국과의 차이를 좁히는 동시에 품질과 안전성 측면의 혁신적인 개선노력을 경주함으로써 태생적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멀리 보면 길을 잃지 않고, 크게 보면 목표를
유수연 수의사(퓨오바이더스)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 확산 추세다. 이미 만연됐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세계양돈산업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잔뜩 긴장하는 것은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발생할 경우 그 피해를 눈뜨고 지켜봐야 한다. 결국 차단방역으로 원천봉쇄만이 최선일 수 밖에 없다. 소독제는 그중 핵심이다. 실험결과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소독제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혹시 바이러스를 묻혀온다고 해도, 소독을 잘할 경우 바이러스 유입을 걸러낼 수 있다. 방역당국에서는 권장 소독제와 사용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농장 단위 용법 준수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
김 창 수조합장(전주김제완주축협)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한 이행계획서 제출기한이 사실상 종료됐다. 추석연휴로 제출기한이 9월24일에서 27일로 바뀌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선 종료된 셈이다. 통상적으로 법은 사회 통념상 대다수가 지킬 수 있고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법은 악법으로 혹평 받아 왔다. 정부는 환경문제를 이유로 가축분뇨법으로 축산농가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기존 농가까지 소급 적용시켜 축사의 사용중지, 폐쇄명령까지 내릴 수 있는 과도한 규제를 밀어 붙이고 있다. 법에 어느 정도의 형평성과 상식조차 결여돼 있으면 현장에선 쫒아갈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허가축사 적법화에 축산농가들의 생활터전, 생존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농가에 달린 고용근로자와 전후방 연관 산업으로 이어질 피해까지 계산하면 적지 않은 규모이고, 나아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도 분명 역행되는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지자체로 하여금 측량계획만 명시돼 있으면 이행계획서를 반려하지 말고 받아주도록 했다. 그러나 무허가축사 적법화 문제는 이행계획서 제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난관을 넘기 위한
김 욱 경매실장(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올 해 추석 한우 값은 출하량 증가 속에 경매가격도 상승했다.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는 9월1일부터 12일까지 한우거세우 평균가격은 1만9천449원(지육/1kg)으로 작년 9월 월간 평균 1만8천583원 대비 866원 상승했다. 한우거세 평균 지육중량을 435kg으로 계산하면 한 마리당 37만 원 정도 상승했다. 음성공판장의 평소 주간 경매물량이 통상 2천두 정도인데 추석 성수기를 맞아 도축라인 2개를 최대한 가동하고 토요일에도 경매를 하면서 9월3일~8일 주간에는 3천848두를 상장해 평소 대비 경매물량을 약 90% 늘려서 출하적체를 해소하고 있다. 9월12일(수) 경매에서는 음성공판장의 전신인 서울축산물공판장 1974년 개장 이후 44년 만에 일 경매두수가 가장 많은 837두로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날 총 낙찰금액은 62억5천만 원이었다. 기준이 되는 한우거세우 평균가격은 1만9천665원을 기록했다. 상장하지 않는 이용도축두수를 포함하면 11일(화) 도축두수 역시 858두로 신기록을 수립했다. 소 경매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농가에서는 적기에 출하해야 소득이 된다. 가격이 높을 때 적기출하하지 못하면 사료 값 등 생산비는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