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차 육가공업체 경영이 심상치 않다. 고돈가도 문제지만 소비처를 잃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 국내산 돈육을 취급하던 식당과 정육점이 수입육 코너를 만들거나 간판을 갈아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육가공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은 전부터 계속 있었지만 수입 돼지고기를 먹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국내산 돈육 가격이 급등하자 식당이나 정육점에서 수입육을 쓰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수입육과 국내산 품질의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마저 생겨나고 있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산 삼겹살 가격이 높아봐야 kg당 2만원 초반대 였다. 이렇다보니 소비가 유지가 됐었는데 2만원이 훌쩍 넘어가면서부터는 수입육과 가격차이가 커지면서 소비자들도 고민하게 됐다. 최근의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수입육으로 급격히 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산 돈육을 취급하는 1차 육가공업체들의 어려움은 더해가고 있다.
최근 육가공업체들은 돼지 1마리 작업을 하면 5~6만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1일 평균 도축물량 6만3천두에서 도매시장 상장물량 약 5천두를 제외한 5만8천두를 육가공업체가 가공시에 1일 최소 29억원, 1개월에 580여 억원, 2개월에는 1천260억원의 막대한 가공손실이 발생해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여기에 팔리지 않는 재고의 부담까지 있어 육가공업체는 더욱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육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돈가였던 6월 이미 지육을 취급하는 한 업체가 이미 부도위기에 처했다. 지육가가 높아 손해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 누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육가공업체도 고정비 때문에 작업량을 크게 줄이지 않았지만 지육과 가공비율을 조절하면서 경영하고 있고 중소형 육가공업체들은 계약농장물량을 도매시장으로 상장시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산 판매시장 자체가 사라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