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생산성 저하
젖소, 산유량 감소
돼지, 진동에 민감
명절직전 경주에 진도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었음은 물론이고 지역의 축산 농가들에게서는 적지 않은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울산지역의 한 낙농가는 “착유시간에 지진이 발생해 소들도 사람도 너무 많이 놀랐다. 유량이 크게 줄었고, 소들이 놀라 다수가 이동하는 중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며 “시설도 일부 파손되고, 소들도 다쳐 걱정이 많지만 무엇보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한 추가 피해와 유사산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없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피해는 해당지역 거의 모든 낙농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낙농가들과의 전화통화 결과 대다수의 농가들이 유량감소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소들의 불안증세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진 발생으로 인한 보상 문제다. 유량감소 등의 직접 피해는 손실을 증명하는 것도 쉽고, 보상 기준도 명확히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유사산 등의 2차 피해.
축산의 경우 직접 피해보다는 유사산 등 2차 피해로 인한 손실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우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지진으로 큰 피해가 알려지지는 않고 있지만 일부 임신우의 경우 유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진으로 축사가 심하게 흔들리며 한우가 스트레스를 받아 생산성에도 큰 피해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우업계는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을 설명하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우협회 장상규 경주시지부장은 “경주지역에서 지진으로 큰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았지만 많은 농가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며 “축사 붕괴 등 큰 피해로 이어질 경우 피해복구 비용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우협회 문형재 경북도지회장도 “경북 지역의 잇따른 지진으로 유비무환의 자세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경북지역을 재난 위험 지역으로 선포하고 농가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발생 지역 양돈농가들의 경우 당장 확인되는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경양돈농협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일 “일부 양돈장의 축사벽에 금이 가는 등 경미한 피해가 보고되기도 했다”며 “다만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가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경주의 한 양돈농가는 “놀라기는 했지만 당장 드러나는 피해는 없다. 다른 농가들도 특별히 피해본 것은 없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보이지 않는 피해다.
인근의 또 다른 양돈농가는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모돈의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가져올수 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진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인지 원인 파악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드람양돈농협 정현규 박사는 이와관련 “돼지는 소음보다는 진동에 특히 민감하다. 발파진동으로 인해 수백마리 폐사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며 “지금은 피해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사산이나 미이라 등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