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이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시대가 올까.
언뜻 생각하면 뚱딴지 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 도 있다. 하지만 양돈패커가 궁극적인 목표인 도드람양돈농협 입장에서는 사정이 달라질 수 도 있다.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의 트렌드를 보자.
단순히 편의시설이 대폭 강화되는 수준을 넘어 대형유통점과 함께 테마까지 가미된 2세대 고속도로 휴게소가 등장하며 여가와 문화를 즐기려는 방문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유통과 홍보플랫폼 부족으로 판로 확대 및 브랜드인지도 제고에 고민하고 있는 도드람양돈농협으로서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 없으면서도, 다른 돈육브랜드가 따라하기 힘든 이상적인 특수 상권이 될 수 도 있지 않을까.
‘도드람산 전설체험 실외암벽등반’ 시설에서부터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고속도로 돼지고기 전문음식점, 육가공 체험관, 폐수처리시설을 이용한 자동세차시설, 도드람축산물 및 가공품판매장 등 고속도로 휴게소 트렌드에 적극 부응할 수 있는 도드람양돈농협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이 뿐인가. 휴게소라는 IMC 오프라인 플랫폼을 확보, 저금리 기조의 신용자산 활용과 화재보험 가입 등 조합 금융사업의 시너지는 물론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 등과 연계한 수수료 매장의 특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은 한국도로공사에서 실시하는 입찰을 통해 획득할 수 있고, 최근 2년간 연속으로 휴게시설 동종업종의 연간매출액이 50억원 이상인 업체에게만 입찰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도드람양돈농협이 ‘작심’ 을 한다고 해도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근래에는 스팟 조건으로 50억원 실적이 없어도 휴게시설 등록만 필하면 입찰 참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주목할 것은 실현 가능성을 떠나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기획실이나 전문경영 컨설턴트에서나 나올법한 이 모든 내용이 조합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아이디어라는 사실이다.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이영규)은 매년 자회사를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도 기발하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폐광촌 주민이 참여하는 ‘위탁장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도드람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온라인몰 활성화를 기대할수 있는 ‘도드람 모바일게임’, 핵가족화와 ‘혼밥’ 인구 확산 을 겨냥한 ‘도드람 가정식대체식품(HMR) 사업’, ‘금융사업장과 도드람몰 연계사업’ 등이 그 것.
단순히 생각나는대로 제목만 적어내는 수준을 넘어서 투자규모나 수익분석 등 구체적인 데이터까지 담겨있다.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 전원이 참석한 아이디어 발표장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대부분 발표자들은 거침없이 답변에 나섰다. 실행방법과 투자규모, 사업성 분석까지 상당시간 준비과정을 거쳤음을 짐작케 한다.
올해 공모전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 아이디어가 대상을 받았다. 발표자인 도드람FC 원광식 팀장은 2년 연속 대상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최우수상에 ‘도드람 모바일 게임’ (발표자 도드람양돈서비스 이범용 계장), 우수상에는 ‘금융과 도드람몰 연계’(금융본부 이은미 과장)가 각각 선정됐다. 다른 아이디어 발표자들도 장려상을 받았다.
이영규 조합장은 이와관련 “직원들의 창의력과 혁신의지가 바로 도드람을 이끌어가는 핵심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도드람양돈농협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등에 대한 사업성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