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소들이 37℃ 이상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심해짐에 따라 축산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 쟁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운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들이 더위에 잘 견디는 것이 특정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관심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지난 7일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영국·호주 등 9개국 17연구팀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소 게놈 컨소시엄’에서 세계 최초로 소의 더위 저항성 및 질병 저항성 관련 유전자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양한 기후에서 적응해 살아가는 아프리카 토착 소에 집중하고 토착 소 품종 48마리 3천700만개 유전적 변이를 분석했다.
그 중 높은 온도에서 잘 적응한 아프리카 토착 소와 ‘한우, 홀스타인, 저지, 앵거스’ 같은 상용 품종의 게놈 정보를 비교한 결과 고온에서도 잘 견딜 수 있는 원인 유전자 4개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더위에 잘 견디는 아프리카 품종은 한우와 유럽계 품종보다 열충격단백질 관련 유전자들이 오래 전부터 유전적 구조를 유지하며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는 점을 확인했다”며 “특히 열 조절 유전자와 관련된 슈퍼옥사이드디스뮤타제 유전자에 존재하는 단열염기성열변이는 아프리카 토착 소에서는 95% 이상 보존된 반면, 한우를 비롯한 상용 품종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빠른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축 병 발생 및 생산성 향상과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정보로서 환경적응성이 높은 한우 집단을 육성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임다정 농업연구사는 “지구온난화에 따라 질병과 환경적응성이 높은 집단을 육성하는데 이번 유전정보를 육종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며 “한우에서 보유하고 있는 내서성, 질병저항성 유전체 분석 연구를 추가로 진행해 DNA 정보를 활용한 가축생산성 향상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