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 시설재배 면적이 부쩍 늘어나면서 과수와 시설원예 농가의 자연수정을 돕기 위한 ‘화분매개용’ 꿀벌 임대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화분매개용 꿀벌 임대는 양봉농가가 꿀벌을 과수 및 시설원예 농가에 일정부분의 임대료를 받고 빌려주는 제도다.
이에 시설원예 농가들은 친환경 화분매개 기능을 통해 농가의 부족한 일손을 덜고 농작물의 품질 향상은 물론 생태계 보존이라는 공익적 기능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봉농가들은 적게나마 새로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취지와는 달리 화분매개용 꿀벌들이 질병발생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 여론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화분매개용 꿀벌은 바이러스 노출 위험성이 높아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마땅히 이를 소각처리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양봉농가의 경우는 폐기하기엔 아깝다는 이유로 이 꿀벌들을 자신의 봉장으로 가져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다른 봉군에게까지 추가 감염의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
이러한 배경에는 시설원예의 경우 하우스 내부의 환경은 고온·다습해 세균 번식은 물론 꿀벌 바이러스가 증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춰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꿀벌 임대료가 현실에 비해 비교적 낮게 책정됐기 때문인 것도 지적되고 있다.
양봉기자재 및 사육관리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에 화분매개용 임대비용은 지역적인 편차는 있지만 평균 한 봉군당 10여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어 양봉농가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양봉업계 한 전문가는 “임대 기간이 만료된 화분매개용 봉군은 질병발생 위험성이 높은 만큼 현장에서 즉시 소각처리 해야 질병 유입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매년 양봉 농가를 위해서 집행되는 방역예산 일부를 이러한 곳에 지원해준다면 기존질병 발생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