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보다 당당한 자세를 갖고 현황에 대해 진솔하게 보고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난달 25일 농협중앙회 자회사의 사상 첫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현황보고를 받은 국회의원들의 지적이다. ■의원들 “당당한 농협” 주문 이날 의원들은 중앙회 자회사의 업무내용에 대한 지적보다도 국회 현황보고에 대한 농협의 대응태도에 대해 상당히 격분한 모습이었다. 일부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자회사 현황을 국회에 보고하면 기업비밀 누설로 주가가 하락된다며 로비력을 동원해 의원질의를 막으려고 했다며 현황보고에 대한 농협의 대응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협 측이 직접적인 하락보다 경영내용에 대해 거론되면 일부 하락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답변하자 어떤 의원은 국회에서 자회사의 역할을 검증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면 오히려 주가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농협 자회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엉성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어이없어 했다. 일부 의원은 이번 보고가 농협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농협중앙회 일부 직원들은 현황보고 전에 국회 상황이 미리 감지되고 있었음에도 중앙회의 안일한 대응으로 결국 사상 첫 보고로 진행됐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 번 국회에 보고했기 때문에 앞으로 회기 때는 물론 국정감사 시에도 자회사가 피곤(?)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같은 이유에서 농협은 현황보고를 없었던 일(?)로 되돌리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보고가 강행되자 질의수위를 낮추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농협의 입장은 일견 이해되기도 한다. 중앙회가 출자한 자회사의 경영내용은 중앙회를 통해 얼마든지 국회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시장에서 민간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자회사의 경영내용을 공개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는 주장은 사업을 하는 자회사 입장에서는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미 결정된 현황보고에 대해 의원들이 지적한 것 처럼 농협이 대응했다면 그 방식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의원들은 이날 현황보고 배경에 대해 생산자단체인 농협중앙회의 자회사가 협동조합 설립 목적에 맞게 농민조합원 권익신장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따져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특히 농협중앙회가 농민조합원과 밀접한 경제사업분야를 협동조합 이념보다 기업경쟁논리가 중시되는 자회사로 전환시켜 퇴직 직원들을 위한 자리로 활용하는 것이 과연 농민조합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 보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농민조합원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면서도 외부의 지적을 피해 가는 농협 자회사의 경영내용을 국회차원에서 파악해 보고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농협은 농민조합원, 농업, 농협을 위해 자회사에 대한 지적사항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애로사항은 당당하게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국회를 이용해 달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보다 성숙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