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농가들에게 있어 5월 한 달은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아카시아 꿀을 채취하는 시기가 바로 이 때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양봉농가들은 사상 유례없는 흉작을 맞아 올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하지만 올해도 지난해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평작 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어서 농가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97개의 벌통으로 채밀작업 중인 양봉협회 광주·전남도연합회 장경휴회장을 만났다. 벌통 주변의 움막에서 부인과 함께 생활 중인 장회장은 “보통 아카시아 채밀작업을 실시하는 5월 한 달은 움막생활을 면할 수 없지만 꿀을 따러 열심히 날아다니는 벌들을 보면 견딜 만하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지난해 흉작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이내 어두운 표정으로 변했다. “우리나라 꿀 생산량의 70%이상이 아카시아 꿀인데 지난해 아카시아 꿀 생산량은 거의 0에 가까웠다”며 “올해는 날씨가 좋아 풍작을 기대한 농가들이 많았지만 주야간 일교차가 많이 나고, 찬바람이 많이 불어 현재까지의 생산량은 평작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봉이 친환경적 산업이고, 고부가가치 건강식품 산업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산업이기는 하지만 그전에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밀원수 개발과 가짜 꿀 문제가 그것이다. 지난해 흉작으로 인해 밀원수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카시아 꿀에 대한 생산편중은 심각하다. 또한, 현재 국산 꿀은 세계대회에서도 수위에 입상할 만큼 그 품질이 우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짜 꿀 때문에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양봉협회 최규칠 사무총장은 “밀원수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유통문제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앞으로 양봉은 크게 각광받을 수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