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창 현 서산축협 조합장 목민심서에 나와 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이 책은 조선 후기의 대실학자이신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1818년에 유배지인 전남 강진에서 저술하셨다고 합니다. 책에는 이러한 내용의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 해 동안 얼추 500마리의 소를 잡아 치운다. 그러다 보니 소가 귀하여 농사철에는 항상 논갈이가 늦다. 마땅히 소 도살을 금하면 수년내에 농사일을 놓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당시가 영조와 헌종 시대이니 백성의 생활은 곤궁하고, 또 피폐하여 유리 걸식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아마 그 500마리는 고관대작이나 전국 양반들의 밥상이나 술상에 간신히 올랐다는 것으로 짐작이 갑니다. 또 하나는 도대체 우리 인류가 언제부터 그런대로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는지 짚어 볼까 합니다. 학자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인류의 조상이 지구상에 출현한지는 대략 200만년 전이라고 합니다. 수렵 채취만으로 근 200만년간을 지탱해 오다가 불과 최근의 시간인 1만년 전부터 야생 동물을 가축화하고 농경 생활에 눈을 떴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엊그제 같은 꼭 100년전에 멘델의 법칙이 재발견되고 축산업과 경종업에 기적과도 같은 육종의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따라서 인류의 긴 역사중에 최근 몇십년이 가장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앞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목민심서에 나와 있는 500마리의 소는 일반 백성에게는 아마 냄새조차 맡지 못할 그런 숫자였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서산축협의 마트에서도 한해 500여두의 한우를 도축하여 판매하고 있으니 목민심서가 나왔던 180년전의 짧은 시간조차 참으로 격세지감입니다 500마리의 소이야기와 이제 그런대로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우유, 계란 등을 풍족하게 먹고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왜 장황하게 하는가 하면, 솔직히 우리 축산인을 사랑하고 싶고 또 격려를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지난 1978년 4월에 축산법에 따라 ‘축산진흥회’가 생기고 우리 축산인과 축협과 정부가 축산 부국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한마음으로 노력하여 2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과와 발전을 이룩해놓았습니다. 우리 축산인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 동안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갈 수록 더욱 우리 축산인에게 어려움만 주고 있는 현실입니다. 축산물 수입 개방, 각종 축산 규제법, 원가 상승, 무엇보다 열악하고 고단하기 만한 축산 환경…. 우리 축산인들에게 다시 한 번 꿈과 희망을 되찾게 해야겠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 우리 축산물을 선호하고, 더욱 사랑하고, 축산인을 격려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길게 이야기를 않겠습니다. 우리가 이처럼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는 절대적이고 소박한 이야기 하나 만으로도 우리 축산인은 당연히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 축산인의 피와 땀을 되새기며 그들에게 힘껏 격려를 보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하고 모내기가 막 끝나는 5월 아침의 생각이었습니다. ■정창현 조합장 프로필 △서산·태안양돈협회 창립위원장 역임 △서령버스 대표이사 역임 △서산축산업협동조합 이사 역임 △서산축산업협동조합 조합장 △서해안신문사 회장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법무부 범죄예방 서산지역협의회장 △서산법원조정위원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충남서부상공회의소 부회장 △충남축협조합장운영협의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