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애지중지 키운 벌들 폭우가 삼켰지만 좌절은 금물”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누적강수량 742.5mm를 기록한 폭우로 애지중지 키워온 토종벌 73통을 잃고도 소비자와의 약속을 실현키 위해 분주한 한봉부부가 있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마근담길 504(지번 시천면 사리 산 24-2) 지리산 토종벌 바우농장<대표 조현만(65세)·박정숙(58세)>이 바로 그곳이다.
조현만 대표는 “부친(조동희)은 손재주가 좋아서 제재소를 운영했는데 산청군 시천면은 물론 단성면과 삼장면 등 3개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어 호도 먹바우”라면서 “3남 2녀중 막내아들로 태어난 나는 부친의 호에서 먹자만 빼내어 (바우)농장 이름을 지었다”고 강조했다.
2019년 H시청에서 공무원으로 퇴직한 조현만 대표는 “40년이 넘도록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어릴 때 지리산자락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잊지 못했다”면서 “H시청 근무 당시 심마니 3인방이라는 칭호를 받은 정모씨, 조모씨와 함께 휴일이면 강원지역의 명산을 오르내리며 약초 캐는 일은 너무 즐거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현만 대표는 “퇴직 5년 전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부친이 물려준 지리산 자락 마근담봉(928m) 해발 550m 일대 6부능선 4만5천평의 악산을 개발하고 한봉을 시작한 것이 점점 늘어나 올해는 600군”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지난 7월 19일 300mm에 내외의 폭우가 쏟아진 경남 산청군은 4명이 사망·실종되고 사상 초유의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
산청에는 이날 하루(0시∼오후2시)에만 지리산 329.5mm, 시천면 272mm 등 300㎜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특히 지난 3월 대형화재로 산사태 위험이 높았는데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누적 강수량은 시천면 742.5mm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로 인해 마근담봉 계곡에 접한 바우농장도 한봉 73통을 잃어 조현만 대표는 시천면에 피해 규모를 신고했다.
그러나 조현만 대표는 단골고객은 물론 쿠팡 등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박정숙씨(58세)와 만전을 기한다.
쿠팡에서 판매되는 지리산 토종벌 ‘한라벌’이 만든 바우농장 명품토종꿀은 1kg당 20만원이다.
조현만 대표는 “한봉은 양봉에 비해 침이 짧아 양봉이 지나간 꽃밭에 한봉은 가봐야 소득이 없고, 꿀 채취 횟수도 양봉은 연간 3회 정도인 반면 한봉은 상강무렵 한번 딸 정도”라면서 “그러나 맛과 향이 진하여 1되(2.4kg)가격이 양봉꿀(8만원) 보다 한봉꿀(60만원)은 약 7.5배 높아도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또한 마근담봉에는 매년 춘분에 피는 생강나무꽃과 오리나무 꽃에서 첫 화분이 들어와 일을 시작하는 한봉벌들은 버들강아지에서도 화분을 물고 온다. 한봉벌들은 18℃에서 피는 벚꽃에서부터 아까시나무, 때죽, 노각, 층층나리두릅, 참옻나무, 머루와 다래 등 천초만화(천가지 풀, 나무와 만가지 꽃)에서 거둬들인다.
토종벌은 꿀을 물어오는 벌과 장마 때 습기를 말리는 벌, 집안청소를 하고, 육아와 문을 지키는 벌 등 역할분담이 나눠져 있다.
산청군은 8년전 마근담봉 7∼8부 능선 수 만평에 간에 좋다는 헛개나무를 식재했다. 3년전 입춘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상강무렵 채취하는 헛개한봉꿀의 인기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박정숙씨는 43일을 사는 일벌과 10년을 살아가는 여왕벌을 구분, 여왕벌과 로얄제리를 꾸준히 만들고 쿠팡 등을 통해 주문 오는 것을 체크한다.
조현만대표는 5년 전부터 1군당 70만원 내외로 매년 100∼200군 사이를 분양한다. 한봉벌꿀 판매액까지 합치면 연간 수익은 1억7천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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