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 ’17년 이후 첫 감소…지각변동 예고
대형 브랜드·편의점·마트 즉석식품, 시장잠식 가속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올해 들어 치킨 등을 취급하는 패스트푸드점을 중심으로 한 국내 중소규모 외식업계가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유통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아진 배달비 부담과 대형 브랜드 중심의 시장 재편이 중소 브랜드들의 줄도산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의 패스트푸드점은 4만7천632개로 지난해 말 대비 275개(0.6%)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7개 줄어든 수치다. 국세청이 지난 2017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패스트푸드점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온 흐름과도 대비된다. 2017년 말 기준 3만4천370개였던 패스트푸드점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4만개를 돌파했고, 지난해 말에는 4만7천907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가파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이 같은 증가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내수 부진을 꼽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2% 감소한 상황. 즉,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외식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1마리 기준 단품 배달 비중이 큰 치킨의 경우 배달 및 플랫폼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이 누적되어 어느덧 서민식품이라 할 수 없는 ‘비싼 몸’이 되었고 유통업체들의 마진이 얇아지며 매장의 경쟁력 하락으로 연결, 폐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자본력이 뒷받침 되는 일부 대형 브랜드들은 광고‧물류‧가격정책 등에서 우위를 점하며 중소 브랜드들이 갖고 있던 시장을 점차 잠식해나가고 있다.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 즉석식품 등도 기존 치킨 시장의 새로운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치킨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 패스트푸드점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함과 동시에, 치킨 가격의 거품을 줄이려는 업계의 노력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