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가 확정되자 예상대로 산지 소값이 하락국면을 맞고 있다. 이미 송아지와 큰 소값도 하락폭이 1백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4월초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식탁에 오를 즈음이면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호황 세에 있던 돼지고기도 동반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농촌경제를 지탱해온 축산업이 조정국면을 맞을 것 같다. 예상했던 일이기는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인한 국내 축산업의 위기상황에 대해 따지고 보면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에 허약한 체질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어떤 형태로 체결되느냐에 따라 국내 축산업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加 FTA도 그렇지만 한·미 FTA 협정에 대해 우리 축산업계 입장은 원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항간에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불길하다. 우리정부가 쌀을 지키느라고 축산물을 내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려 있다. 그런가하면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수입관세를 7~8%대로 대폭 하향할 것이라는 여론도 있다. 물론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농·축산물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 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은 상대적인 것이고 지금까지 전개해온 농업관련 국제협상에서 늘 축산물은 쌀에 가려 손해를 봐왔음을 상기치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미국은 쌀보다 축산물 개방에 더 관심이 많다는 점이 감지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언론에 보도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에 따르면 한미 간 FTA가 타결될 경우 한국농업생산은 2조원정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은 쌀을 개방에서 제외하는 반면 곡물류 관세를 50% 내리고 나머지는 관세를 없애는 것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한다. 쌀을 제외하면 미국에서 수입할 농산물은 주로 사료곡물과 축산물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여론은 뜬소문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우리 농업은 개방시대에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그만큼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다. 우리는 윈치 않지만 개방의 물결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임을 경험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국내적으로 경쟁력 있는 농업품목 그리고 경쟁력 있는 농민을 육성하면서 식량의 자급목표를 실현시켜나가야 한다. 따라서 농업경쟁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야한다. 단위 생산성이나 생산자 의욕지수 식품의 소비자 섭취량을 비롯해 식품의 소비구조를 냉철하게 살피고 경쟁력이 높은 식품에 대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자급목표를 세울 것을 주문한다. 축산물의 경우 수입이 이미 1백% 개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프라만 잘 구축하면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자료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농지에 친환경 축산경영이 가능토록 농지법 개정과 함께 축산경영에 필요한 농지구입자금도 지원함으로써 농지관리이용에 효율성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식품섭취를 살펴야 한다. 축산물은 이제 우리국민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 한 예로 우리국민들은 지난 70년대 1인당 1백34kg의 쌀을 소비했는데 지난해 통계는 80.7kg으로 줄었다. 반면에 축산물 소비는 70년대 8.4kg이던 것이 지난해 지육기준으로 30kg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물론 유제품이나 가공 및 부산물은 별도다. 주목해야할 점은 국민들의 식생활 개선으로 쌀 소비는 더욱 급속히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는 반면 축산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연 식량생산과 식품수급을 농업정책에 어떻게 반영시킬 것인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경쟁력 있는 식품생산 파일을 키워야 농업과 관련조직이 조화 있게 발전할 수 있고 또 존재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