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의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금지됐던 미산 쇠고기가 올해부터 재개되고, 이어 FTA, DDA 협상 등으로 개방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축산물 시장에서 우리 축산물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와 축산업계는 우선 각종 개방 협상에서 우리 축산물의 개방을 최소화하는 방안과 개방을 하더라도 개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나름대로 개방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축산물 시장에서 외국 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리 축산물이 외국 축산물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가 더욱 중요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우리 축산물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느냐는 것이다. 개방 이전에는 축산물 생산이 소비자 입장이 아닌 생산자 입장이 강조됐으나, 축산물 시장이 개방된 지금의 상황에서는 생산자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축산물을 소비자가 찾게 하려면 다음 두 가지 측면의 노력이 강조된다. 첫째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축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 차별화와 함께 안전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축산물의 안전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은 외국의 광우병 파동 등을 통해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우리 축산물의 안전 경쟁력은 생산 과정은 물론 도축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농장에서 식탁까지 HACCP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음식점에서 육류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고 또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력추적시스템을 도입키로 하고 있음은 우리 축산물의 안전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용한 제도로서 큰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여기다 외국 축산물과의 품질 차별화와 함께 가격 경쟁력마저 어느 정도 확보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우리 축산물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 째는 소비자들이 우리 축산물의 우수성을 어떻게 알게 하느냐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축산업계는 우수한 축산물을 생산해 놓고도 소비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함으로써 국내 축산물 시장의 상당 부분을 외국 축산물에게 내 준 것이 사실이다. 실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축산물 수출국들은 국내 축산물 시장 셰어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계획적이고도 체계적인 노력을 해 왔고, 그런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축산물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우리 축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때마침 우리 축산업계는 양돈, 한우에 이어 지난 24일 낙농의무자조금 대의원총회가 열림으로써 본격적인 자조금시대를 열고 있다. 그런 만큼 그동안 TV 홍보 등 단편적인 우리 축산물 알리기보다는, 소비자 중심의 각종 이벤트를 통해 우수한 우리 축산물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감으로써 소비자들이 더욱 손쉽게 우리 축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물론 축산물 브랜드전 등 이벤트 행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이 보다 더 소비자에 가까운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 행사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우리 축산업계 상황은 분명 위기 상황이다. 그러나 축산인프라 구축과 함께 우리 축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아울러 우리 축산물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된다면 우리 축산의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