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매출현황 등 그대로 노출 잘 팔리는 제품만 주력할 수도 동약 협회, 자료공개 축소 방침 VPDP 프로그램을 통한 동물약품 회사의 판매실적 공개가 너무 구체적이다보니 카피제품 생산 범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VPDP 프로그램은 한국동물약품협회 회원사들이 매달 판매실적과 판매금액을 입력해 서로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출시된 제품 모델마다 판매실적과 판매금액을 입력하도록 돼 있다. 이렇다보니 회사의 기밀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매출현황은 물론 각 모델별 판매실적과 판매단가가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이 때문에 회원사들은 자기회사 뿐 아니라 경쟁사의 판매현황도 훤히 꿰뚤어 볼 수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사무실에 앉아 VPDP 프로그램을 보는 것만으로 시장조사가 다 된다”며 “잘 팔리는 제품이든, 안 팔리는 제품이든 경쟁사가 우리회사 현황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공개된 판매실적을 통해 잘 팔리는 제품을 파악하고 그 제품 카피에만 힘쓸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아무래도 기업은 잘 팔리는 제품을 찾게 되며 많은 연구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R&D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다. 카피제품이 범람하면서 자료공개를 꺼리는 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한 제조업체는 VPDP 입력을 하지 않는 대신 다른 회사의 판매현황을 보지 않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한국동물약품협회도 자료공개를 축소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모아 인터넷을 통해 품목별 수준에서 판매실적을 공개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2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업계 관례를 바꾸기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것이 VPDP 프로그램이다. 유용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VPDP를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프로그램 업체와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