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석이후 돈가폭락 전망에 따른 ‘10월대 란설’ 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양돈농가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생산비는 물론 경영비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위험물질(SRM)인 척추뼈가 발견, 검역 중단이 이뤄지면서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수입재개와 함께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준 미국산쇠고기의 존재는 양돈농가들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대란까진 안간다” 신중론도…미국산 쇠고기가 큰 변수 전문가들 “동요보단 생산성 향상 진력해야” ●“상반기 가격차 정도 될 것” 올해 시장추이는 이같은 전망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도축된 돼지는 총 6백72만8천9백68두. 전년동기 대비 5.7%가 증가하면서 이 기간동안 돈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지육kg당 평균 4백원 정도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더구나 증가일로인 모돈사육두수나 사료생산량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돼지출하량도 6~7% 증가, 연중 최악의 비수기인 10월 돈가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상반기 수준 정도의 격차를 보이며 지육kg당 평균 2천5백~2천6백원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2천3백원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전망에도 불구하고 사료나 육가공 등 관련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대란’ 의 상황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란수준 아니다” 10월 수준의 돈가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연말로 접어들면서 3천원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이 그 배경이다. 수입돈육이 크게 증가, 올 상반기까지 절대적 공급과잉 추세가 이어졌음에도 생산비를 웃도는 시세가 유지돼 온데다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돈가 하락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점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한 육가공업체 관계자가 “올들어 수급상황에 따른 예상시세 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 형성된점을 감안, 9~10월 구매가격을 2천7백원수준에서 책정했다”고 밝힌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물론 하반기 돈가 형성에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두당 수만원 손해볼수도 하지만 올들어 사료를 비롯해 가축분뇨 처리비와 수도광열비에 이르기까지 돼지사육은 물론 농장운영 전반에 걸쳐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난 양돈농가들의 입장은 절박한 상황이다. 지난해 MSY(12.7두)를 기준할 때 올해에는 돼지 생산비가 kg당 3천2백원을 넘어서고 자가노력비나 자본이자 등을 제외한 경영비 역시 kg당 최소 3천원은 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10월 돈가 전망은 상상하기 힘든 고난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양돈농가는 “만약 10월 돈가가 2천5백원까지 떨어질 경우 돼지 한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4만원 정도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그런데도 ‘대란’이라는 표현이 무리겠느냐”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돈가가 3천원대로 재진입 한다고 해도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한채 생산비수준인 3천원대 초반에서 머물 경우 10월의 충격은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지금 양돈농가들이 할수 있는 일은 돈가 변화에 동요하기 보다는 생산비 절감에 올인할 때”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10월을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안정적 농장경영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일호·도영경 <도움주신분들 청와축산 박창식 대표, 한국육류수출입협회 양형조 실장, 천하제일사료 민승기 부장, 도드람 B&F 박병배 부장, 선진한마을 권혁만팀장, (주)한냉 조제현 팀장, (주)청미원 윤규진 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