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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와 신토불이의 재조명

■기고 / 이무하 교수(서울대 농생명공학부)

  • 등록 2007.09.05 14:42:44
 
우리 자신의 운명은 부모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고 그래서 일단 결정된 운명은 바꿀 수가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우리 옛말에 “잘못되면 조상 탓이다”라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 가축 육종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 최근에는 서양 유전학계, 의학계와 영양학계에서 인간의 운명이 식생활로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동물의 특성은 부모의 유전형질을 물려받지만 그것이 발현되는 표현형질은 개체에 따라 상이하다는 것을 가축 육종학자들은 일찍이 발견했다. 쌍둥이를 다른 환경에서 키우면 성격도 다르고 외모도 달라진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유전형질의 발현되는 상태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농업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표현형질은 유전형질 더하기 환경이라는 이야기를 해 왔다.

유전형질 발현 환경에 영향

또한 우리는 2000년대의 젊은이들의 체격이 옛날 1960년대의 젊은이들의 것보다 커졌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유전형질이 모든 것을 결정해준다면 요사이 젊은이들의 체격은 옛날과 같아야만 한다. 이것은 생물의 유전자가 환경에 반응하여 적응함으로써 진화되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한 분자유전학적 관점에서는 진화를 해당 환경에서의 영양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이것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생물의 선발로 본다.
유전자 발현의 변이는 섭취한 음식물의 성분들이 전사를 조절하는 프로모터나 단백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야기된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구성이 다르면 음식물 성분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C-Davis)의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 전문가 카풋 박사의 연구결과를 보면 옥수수기름과 코코넛 기름을 유전형질을 엄격하게 다르게 조절하여 생산한 서로 다른 쥐들에게 급여했을 때 혈중지질 함량의 증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음을 그 증거로 보여준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우유를 마시면 유당불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에 백인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것도 유전자 내에 유당분해효소를 생산하는 인자가 존재하느냐에 좌우된다.

우리 농축산물에 맞춰 체질 진화

따라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우리의 유전인자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유한 특정 유전형질의 발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식생활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해준다고나 할까.
우리 농산물이 우리 체질에 더 잘 맞는다는 주장을 할 때 우리는 항상 ‘신토불이’라는 말을 내세운다. 서양 속담에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를 만든다(we are what we eat)”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수천 년간 살면서 이 땅에서 생산된 음식물을 소비하면서 살아왔다.
따라서 이제 우리 국민들은 서양에서 수입되는 식량은 새로운 입맛을 자극할지는 몰라도 결코 우리 건강에 맞는 것은 것이 아니며 우리의 유전인자는 우리 땅에서 생산된 식량의 영양소에 적합하게 진화되었고 우리의 유전형질은 외국 식량에 의해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작되어 전 북미대륙에 확산되고 있는 “100마일 내 음식물 (100-mile diet)”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만 소비하고자하는 환경운동이다. 우리 농업도 FTA가 체결되는 것이 국가적 발전을 위한 시대적 조류라면 패배주의에 사로잡히지 말고 이와 같은 신토불이의 과학적 사실을 활용하여 국민들에게 우리 농축산물이 우리 체질에 더 적합함을 인식시키고 우리 농축산물 소비촉진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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