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는 미국에 이어 EU와 호주 등 낙농 강대국들과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강대국들과 FTA체결 후에는 원유가격을 48% 인하하고, 생산량을 15% 가량 줄여야 한다는 미국 농무성의 조사 자료가 있다. 이처럼 암담한 우리 낙농 현실 속에서 나는 지난 11월 27일~28일까지 이천 미란다호텔에서 열린 한국낙농경영인회와 낙농연구회 주관 낙농후계자를 위한 워크숍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낙농후계자가 2백여명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왜냐하면 2000년 이후에도 다른 농업분야는 후계자를 계속 육성한 반면 낙농분야는 낙농후계자 육성은커녕 생산한 원유를 납품할 길마저 점점 막막해져 낙농산업의 전망은 칠흑처럼 어두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 이번 워크숍에 많은 낙농후계자가 참여 한데는 앞으로 우리 낙농산업이 단절되지 않고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리는 이러한 낙농후계자들이 세계 선진낙농국의 낙농후계자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우위를 선점토록 모순된 법과 제도는 현실에 알맞도록 개정하거나 보완하고,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낙농 강국들은 우리나라 낙농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은 이미 쿼터를 없애어 원유 생산량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여건과 기반을 조성해 놓고 있다. EU는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2013년에 쿼터를 풀어서 생산량을 늘리기로 이미 합의된 상태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입개방은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7천8백여 낙농가가 살아나갈 전국단위 원유수급조절기구인 낙농위원회 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유업회사 또는 낙농가들은 조속히 공존공생 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함에도 자기 입장만 주장하며 흘려보낸 허송세월은 너무나 길다. 우유는 농가에서 수급조절하기가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유가 남는다고 하여 수도꼭지를 잠그듯 틀어막을 수도 없고 우유가 부족하다 하여 젖꼭지를 비틀어 짜듯 늘릴 수도 없다. 외국 또는 서울우유의 경우 원유쿼터기간은 15일이 아닌 1년정도로 길기 때문에 유업회사는 물론 낙농가들도 원유생산량을 예측하여 약간의 조절능력이 생긴다. 서로 우유의 특성을 이해하고 양보한다면 윈 윈 할 수 있는 합의점은 있다. 낙농은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3D산업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착유를 하고 젖소를 꾸준히 개량을 하여 생산성을 높인다 하여도 낙농정책이 올바르게 세워지지 않는다면 세계화의 파도에 견딜 수 없다. 따라서 관계당국와 유업회사와 낙농가는 평행선만 달리며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한발씩 양보를 하여 합의점을 도출하여 세계화의 거센 파도에도 좌절하지 않을 튼튼한 낙농산업을 구축, 우리 후계자에게 물려주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