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격 폭등·항생제 규제 움직임에 시련 백신·소독제 이외 시장 고전…제자리 걸음 우선 원료가격 상승이 업체들을 괴롭혔다. 연초 중국에서 수입되는 일부 원료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니 3~4월부터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비타민 B2ㆍC 120~140%, 암피시린 90%를 비롯해 전품목에서 가격이 올랐다. 일각에서는 ‘폭등’ 수준을 넘어 ‘원료파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원료가격 상승이 동물약품 업체들을 더욱 짓누른 것은 그 인상분을 시장판매 가격에 반영할 수 없었다는 데 있었다. 원료가격 압박에 힘겨워 일부 업체들이 시장가격을 올려봤지만 결국 시장의 싸늘한 외면에 다시 한번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 때문에 원료재고를 얼마만큼 갖고 있느냐가 최대경쟁력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재고를 충분히 비축해 두고 있는 업체들은 어느정도 가격유연성을 확보해 시장반응에 냉정하게 대처했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의 경우 속절없이 시장상황을 원망해야만 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원료수입이 중단되고 생산라인이 멈춰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항생제 규제 움직임은 동물약품 시장에서 또 하나의 시련이었다. 항생제 사용 규제 문제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일년내내 동물약품 업체 주위를 맴돌면서 시장전략을 짜는 데 혼란을 가져다 줬다. 특히 사료에 들어가는 항생제의 사용 규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면서 배합사료 제조용 동물약품 시장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의 여러 악재에도 불구, 동물약품 제조업체들은 ‘천연제품’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했다. 이들은 허브, 쑥, 키토산 등 식물이나 동물에서 원료를 추출해 질병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 차별화를 시도했다. 동물약품 업체들은 천연제제의 인ㆍ허가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보니 이를 간소화해 시장활성화를 이끌어낼 필요성이 있다고 제기하기도 했다. 시장정체 속에서도 백신 시장과 소독제 시장은 나름대로 선전을 이어갔다. 예방에 대한 인식이 확대된데 따른 시장수요가 발생했던 것이다. 아울러 농장의 질병발생 현황을 읽고 발빠르게 제품을 출시, 시장을 일궈내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올해는 특히 업계의 숙원 중 하나였던 ‘부가세 영세율 적용’이 나름대로 성과를 얻은 해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 여러절차가 남아있지만, 국회에서 논의되고 상당부분 진척된 만큼 ‘부가세 영세율 적용’은 멀리 있는 신기루가 아닌 현실로 조금씩 여겨졌다. 국내 동물약품 업체들의 수출부진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대외적 악조건속에서도 국내 동물약품 업체들은 고군분투했지만, 수출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이 그리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힘들더라도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수의사 처방제가 제도화될 것에 대비, 제품 개발과 마케팅 방법을 강구하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