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기축산물인증제도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유기식품 가이드라인에서 정하고 있는 국제규격을 충족하도록 제정됐다. 즉 가축에게 유기농사료를 먹여야 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초지를 확보해야 하며 사육밀도도 대폭 낮춰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된다. 유기축산은 인간에게 가장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이상적인 사육기법이기는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 속에서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우리나라 축산현실과는 많은 괴리가 있다. 식량부족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던 우리나라는 매우 짧은 시간에 증산정책으로 식량난에서 벗어난데 이어 곡물위주에서 육류중심의 식생활패턴으로 변화해 왔다. 이에 따라 우리 축산업은 규모화 전업화를 넘어 산업화라는 필연적 결과를 수반하게 되었다. 이런 지리적여건과 시대적 변화 속에서 유기축산기법과 한참 멀어진 우리 축산업을 유기축산으로 재접목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차제에 새로 만들어진 ‘무항생제축산물인증제도’는 한국형 친환경축산으로 접목, 발전시킬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제도로 생각된다. 이를 입증하듯 인증제도가 시행된 지 불과 9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12월 현재 인증 농가가 800여 농가에 육박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인증지원팀은 무항생제축산물인증사업을 수행해 오면서 사명감과 확신을 갖고 이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실증적으로 경험하는 것들 중 하나가 무항생제축산에 참여하는 농장은 환경개선이 필수조건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축산신문이 전개해 온 ‘크린팜운동’은 무항생제축산물인증에 필요한 조건들과 그 맥이 상통한다. 축산신문의 ‘크린팜운동’은 농장의 외관적 개선뿐 아니라 쾌적한 환경에서 가축을 기르고자하는 동물복지차원과 농장을 깨끗하게 유지 관리함으로서 가축의 질병을 예방하는 것, 그리고 농장에서 나오는 폐수나 악취를 저감시킴으로서 주변 환경을 보호하는 것 등 복합적 카테고리를 동시에 해결하는 운동으로서 수년째 전개되고 있다. 무항생제축산의 조건 역시 축사바닥의 청결·건조 상태나 농기계의 청결유지와 소독, 가축분뇨의 자원화 이용에 관한 사항, 가축의 생물적 및 행동적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쾌적한 환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친환경축산물을 생산하는 농장은 관행 축산농가와 차별되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따라서 무항생제축산에 참여코자 하는 농장이라면 축산신문에서 전개하고 있는 ‘크린팜운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크린팜운동’에 솔선 참여하는 농장이라면 아마도 엄격하고 까다로운 농협무항생제축산물인증을 반쯤 받은 것으로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