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사료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정부에서 국내 사료가격 인상으로 가중되고 있는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방안으로 조사료 생산 확대 대책을 마련한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자원보유국에 진출해 해외 축산자원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 육박하는 신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은 석유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전 세계농산물 값이 최근 3년사이 75%나 급등했다며 농산물발(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애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이 지속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농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은 앞으로 지속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고유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작황 부진, 중국, 인도 등 신흥개도국들의 식품수요 급증 등으로 인해 농산물 원자재 수급 또한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러시아, 인도,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등 일부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세 부과 내지는 수출할당제 등을 통해 자국의 식량확보를 위한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내 부존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해 나가는 한편 해외자원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고비용 공익성사업이다. 투자기간도 길고 위험도 크기 때문에 민간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 생존전략 내지는 식량안보전략 차원에서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거나 또는 민간 진출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이나 세제혜택 등 각종 정책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 국내에서 앉아서 국제 원자재를 사는 시대는 지났다. ‘애그플레이션’ 시대에는 자원수출국 중심의 공급자 시장이기 때문이다. 금년에 겪었던 위기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에서 다시 한번 우물쭈물하면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앞으로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1970년대 말부터 축산자원 개발을 위해 해외로 진출한 일본에 부러운 눈길이 자꾸 가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