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축산이 날씨와 닮아 춥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봄이 오면서 꽃도 피는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축산은 특단의 노력 없이는 동토에서 헤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암울하다. 국내 조사료 볏짚 의존 한계 맞닥뜨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조금씩 차질없이 개선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사료값 상승이라는 난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지라도 최소한 조사료를 먹는 축우의 사료비 부담만큼은 경감시켜 보겠다는 생각에 정부는 6개월 정도의 작업을 거쳐 작년 11월에 “양질조사료 생산확대 대책”을 마련하였다. 우리의 조사료 자급율은 약 82% 정도로서 수요량의 18% 정도를 수입 조사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웃 일본의 자급율이 75% 정도이니 외형적으로는 우리의 자급율이 결코 낮지 않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일본은 조사료 공급량중 자국산 볏짚(저질 조사료) 사용량이 26%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는 약 60% 정도를 볏짚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연히 우리 농가는 그동안 볏짚 공급으로 인해 턱없이 부족한 영양소 공급을 배합사료 공급비율을 높여 해결하는 불안정한 방법을 채택하여 왔다. 예전에는 배합사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에 변칙적인 사양이 가능했던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젖소의 능력이 좋아지고, 한우 품질고급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농가에서 양질의 조사료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수입 조사료 구입과 같은 수동적 대응으로서는 경쟁력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장원리상 우리가 자체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의 수입 조사료 유통가격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품질개선 다각방안 모색 정부는 금번의 대책에서 국내산 조사료, 특히 청보리 등 동계사료작물 생산 확대로 인해 다음의 1석 5조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첫째 양질의 조사료 급여를 통한 생산비 절감 및 쇠고기·우유 등 축산물의 품질고급화, 둘째 겨울철 유휴 농경지의 효율적 활용, 셋째 식용보리 매입 감축으로 인한 보리 재배농가의 소득보전, 넷째 겨울철 푸른들 가꾸기와 같은 경관보전, 다섯째 조사료 수입물량 감축에 따른 외화절감이 그것이다. 정부가 청보리 등 동계사료작물 재배면적 10만ha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재배면적 확대의 관건은 분명 축산농가의 구매 여부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농가가 앞으로 청보리 등 국내산 조사료에 관심을 갖고 생산 및 사용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믿지만 현재는 수입조사료에 젖어 국내산 조사료 구입에 관심이 없는 농가도 있고, 국내산 조사료의 영양가치 및 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몰라서 구입하지 않는 농가도 있다. 또 국내산 조사료를 구입하였다가 품질·가격·물량·편의성 문제로 사용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농가도 있을 것이다. 금번 대책에서는 이러한 축산농가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조사료 사일리지 제품에 대해 ‘생산실명제’를 도입하고, 품질평가체계를 구축하는 등 품질개선에 주력한다. 소규모 농가의 이용확대를 위해 취급이 편리한 소포장 제품 보급을 확대해 나간다. 또한, 직접 생산에 관여하는 지역 농·축·낙협 등의 재배면적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농협중앙회 차원의 무이자자금 지원, 우수 조직에 추가 기계·장비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담았다. 조사료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책의 구체적 목표와 실천방안을 적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책 수립이후 갖가지 시책사업이 이해당사자의 동의 하에 차질 없이 수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부분 축산농가와 TMR가공업체가 수입 조사료에 젖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앞날을 내다보면서 정부와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조사료 문제만큼은 분명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