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산비·경영난에 생산자 수요자 모두 합의 불구 인상률 부담 떠안아 원유가 현실화를 위한 마지막 협상이 생산자측과 수요자측 모두 한발씩 양보함에 따라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 18일 14차 협상을 벌인 가운데 기본원유가 120원(20.54%) 인상안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날 협상은 예정시각 오후 4시를 넘겨 시작됐다. 협상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양측은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가 없어 협상결렬, 납유거부 투쟁 등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또 경북 영천 등에서 상경한 50여명의 낙농가들은 협상장 밖에서 협상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기도 했다. 협상의 분수령은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자정을 넘길 경우 협상이 무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자정을 넘기고 협상이 타결된 새벽 2시 30분경까지 협상단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긴박하게 진행됐다. 협상이 타결되기 까지는 협상장 밖에서 지켜보던 50여명의 낙농가들도 한몫 했다. 협상장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낙농가들도 자정을 넘기면서 극도로 흥분하기 시작해 한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협상단을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낙농가들은 자정을 넘기면서 결렬을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납유거부 투쟁에 돌입하자는 의견과 함께 협상장 문을 걸어 잠그고 끝까지 협상에 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마지막 협상에서 양측의 양보 끝에 합의는 도출해 냈지만 인상률에 대해서는 양측모두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날 협상을 마친 생산자측 대표들은 “생산자들이 당초 요구했던 인상률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낙농가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유업체측 대표들 역시 “납유거부 등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경영의 부담이 매우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인듯 “협상이 매우 힘들게 진행됐지만 이 정도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다”라며 “기본원유가 인상에 따른 재원마련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동안 소위원회를 이끌어온 윤성식 위원장은 “협상 마지막 날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양측이 모두 한 발씩 양보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인상률은 유업체들에게는 상당한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으며, 생산자 역시 사료값 추가 인상 등으로 인한 부담을 완전히 덜지는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