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교배·친환경 조성 구슬땀…낙농학 전공 차녀 큰 힘 최근 인근 공사 소음에 큰 피해…대책없어 아쉬움 토로 충청지역 젖소개량사업 발전에 한몫을 한 낙농가가 최근 딸에게 목장을 대물림 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 가금면 하구암리 197번지 태명목장(대표 이명근·50세)이 바로 그곳이다. 1982년 충북 청원군 내수읍 도원리에서 젖소 2두를 입식하면서 낙농을 시작한 이명근 대표는 도시화 등에 밀려 음성군 생극에 이어 현재 위치까지 네 번이나 목장을 이전했다. 이명근 대표는 지난 4반세기 동안 함께 한 반려자 오금순씨(49세)와 근면·성실함으로 일관하여 해발 336.9m 장미산 3부 능선 도원리 땅 2천300평을 구입했다. 현재 기르는 젖소도 착유우 29두·건유우 5두·육성우 27두 등 모두 61두로 늘어났다. 특히 태명목장 젖소들은 체형이 좋다. 지난해 검정우 27두의 평균 외모심사점수는 78.6점으로 전국평균에 비해 약 4점이나 높다. 물론 체형이 우수하다 보니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고 경제수명은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이명근 대표는 “계획교배는 일찍이 시작했지만 지역이 외진 골짜기이다 보니 최신 정보 부족으로 기록을 수기로 했었다”고 말하고 “다행히 1989년부터 한국종축개량협회 직원과 최신 기술정보를 공유하면서 젖소가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명근 대표는 목장일 못지않게 충청지역 젖소개량사업 발전을 위해 한몫을 톡톡히 했다. 1996년 충주검정회를 조직하고 초창기 2년간 총무직을, 이후 5년 동안은 회장직을 각각 수행했다. 지난해 충주검정회 회원 16농가 중 4농가가 두당평균 산유량 1만kg을 돌파할 정도로 지역의 낙농발전에 견인역할을 했다. 태명목장의 비가림 우사 비닐천정은 7m로 높아 동서로 통풍이 원활하다. 햇빛 투과율도 좋아 우사바닥은 항시 보송보송 할 정도다. 기자가 방문한 18일에는 대물림을 받기 위해 현재 한국농업대학에서 낙농학을 배우는 차녀(이수진·22세)가 같은 학교 3년 친구 한상일씨와 함께 비닐우사 천정 일부를 교체했다. 곧 닥칠 우기에 비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태명목장의 여기저기 작업 현장을 살펴보면 많은 돈이 투자되지 않았으면서도 사람은 작업의 편이성을, 젖소에게는 편안한 공간을 제공토록 했다. 따라서 태명목장에서 낙농진흥회로 내는 원유의 체세포수는 7만 내외로 1등급 가운데서도 최상 수준이다. 유지율도 4.0%로 진흥회에서 수취하는 원유가격은 kg당 874원으로 높다. 그런데 지난 10월부터 유량은 줄고, 체세포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그 이유는 2008년 10월3일 태명목장 왼쪽 197m 지점에서 음성-충주간 도로공사가 시작한데 기인된다. 이명근 대표는 “암반을 뚫는 소리는 너무 요란하여 땅이 흔들리고 벽이 갈라질 정도며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면서 지나갈 때는 젖소가 소스라치면서 놀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사 소음으로 고능력 젖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태명목장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23일까지 송아지 유·사산이 속출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 10일 유산하는 등 그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고능력우는 소리와 빛 등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계로 유량 또한 큰 폭으로 감소한다. 공사를 하기전인 지난해 10월2일 31kg에 달했던 태명목장 젖소의 두당평균 유량은 열흘이 지난 10월14일 28kg으로 하락하고, 최근에는 26kg으로 곤두박질했다. 유량이 증가해야 할 동절기에 오히려 하락했다. 또 체세포수도 2008년 10월 5만6천개였던 것이 올해 들어 1월 8만3천개로, 4월에는 8만5천개로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문제는 도로공사 업체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정확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명근 대표는 “공사현장에서 200m도 안 되는 지역에 사람은 물론 생물인 젖소가 있는데도 환경영향 평가조사차 목장을 방문한 적이 한번 없다”고 주장하고 “특히 지난 반년 동안 이렇다 할 보상책도 마련하지 않은 관련업체가 괘심하여 피해보상을 요구하겠다”면서 지난주 관련업체에 발송한 내용증명을 보여주었다. 이명근 대표는 “장녀(이수지·24세)는 의류업계디자인 계통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차녀와 3녀(이현진·12세)는 목장에 관심이 아주 많아 대물림을 바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