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호칭에 따라 그 곳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비단 양돈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호칭의 차이는 환경의 영향으로 양돈장에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피해를 평가하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피해평가의 객관성이 이런 인식에서부터 차이가 나게 된다. 수년전부터 환경분쟁과 관련하여 양돈장으로부터 제공된 자료를 검토하거나 현장을 방문했을 때, 필자가 가졌던 느낌 중에는 양돈장 중에는 기록관리를 잘하면서 양돈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을 아는 프로가 운영하는 전문 사장님의 양돈장(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불림)과 “돼지를 키우는 곳”으로 불러져도 되는 돼지를 사랑하는 사장님의 양돈장으로 구별지어 지더라는 점이다. 양돈장이 주변의 공사장이나 환경영향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피해 항목은, 모돈의 경우 번식효율을 저하시키는 불임 또는 발정지연, 유·사산, 산자수 감소, 모돈폐사 또는 도태와 포유자돈에서 비육돈에 걸쳐서는 자돈압·폐사, 성장지연 또는 사료효율저하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모돈의 번식효율, 즉 자돈의 생산성과 2차적으로는 생산된 자돈의 육성성적이 양돈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2개의 축이 된다. 이런 항목들은 양돈장의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어떤 형태로든 기록이 가능한 것들이다. 양돈장 주변의 공사장으로부터 가해지는 소음이나 진동의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시공사측의 노력으로 대부분 소음과 진동의 경우 각 항목에서 20% 이하의 피해가 일어나는 분쟁사건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서서히 생겨나는 피해를 인지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피해를 입증하지 못하게 되거나, 피해를 주장하는 기간 또한 사건발생 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 양돈장의 주인으로서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이 양돈업이 기록관리를 통하여 평균적인 환경하에서는 생산성이 얼마나 되었는지 객관적인 기록으로 설명하시는 분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주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 이유는 전문가들은 양돈장을 오래 전부터 식물성사료를 이용해 동물성식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자연스럽게 자동차 생산공정과 같은 의미의 양돈경영분석법이 자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소음이나 진동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키 위해 양돈장을 방문할 때는 어김없이 이런 분석의 기준에 따라 “progress analysis”를 하게 되고 거기에서 나타나는 “variation”의 정도가 궤도를 일시적으로 이탈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수용한계범위 밖에서 지속될 때 의미있는 결정을 내리게 되곤 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progress control”을 하면서 피해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한 반면, 일부의 경우에는 이런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그대로 “돼지를 키우는 곳”으로 인식시킴으로써 돼지(豚)가 돈(Money)으로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