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계획대로 정부 주도 농협법 개정 농협중앙회 ‘자율’ 강조하며 독립사업부 강화 그동안 농협경제연구소가 용역주체로 만든 ‘맥킨지보고서’는 농협안이 아니라고 주장해온 농협중앙회는 최근 들어 ‘자율’을 강조하면서 조속한 신경분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정부가 오는 5일까지 제출을 요구한 ‘농협안’을 지금의 독립사업부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사권과 예산을 비롯한 많은 권한을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에게 부여해 실질적인 독립사업부 제도를 운용해 보겠다는 내용이다. 농협중앙회가 ‘자율’을 강조하며 신경분리를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배경에는 최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일선조합장들이 의견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 주도의 신경분리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조합장들이 “중앙회가 왜 끌려 다니냐”고 비난하면서 깊어졌던 고민이 결국 입장을 급선회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20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모내기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던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다음날 농식품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신경분리는 농협이 자율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밝혔다. 이에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곧이어 다음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 주도로 신경분리를 위한 농협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최원병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도 “처음으로 농협이 잘하고 있다는 격려를 받았다”고 대통령과의 대화내용을 소개하면서 “여기서 다 옮길 수 없는 말(칭찬)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조합장 출신 이사들은 “왜 농협중앙회가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냐. 이건 아니다. 자율적으로 해야 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이사들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서 만든 ‘맥킨지보고서’를 농협안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도 문제다. 신경분리를 전제로 연구용역을 준 것 아니냐”며 책임문제까지 거론했다. 또 다른 이사는 축협중앙회를 분리했다가 다시 통합하는 과정에서 협동조직이 많은 상처를 입었는데 철저한 검증도 없이 신경분리를 추진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단계에서는 독립사업부제를 제대로 운영해보는 것이 신경분리 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이사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최원병 회장은 “소신껏 하겠다”고 답했다. 이사회에서는 독립사업부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초안을 만들어 각 사업부문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농협입장’을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농협중앙회가 조속한 신경분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정리하고, 특히 정부 주도 보다 ‘자율’적으로 하겠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나섬에 따라 농식품부의 대응도 주목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은 신경분리가 모든 농업, 농촌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사업까지 잘될 것이라는 ‘장미빛’ 기대가 너무 큰 것도 문제라며, 조합원과 조합에게 실익이 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로 중앙회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