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공개 요구에 당일 돌연 일정 앞당겨 “의견 수렴 보다 모양 갖추기” 원성 빗발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의견수렴을 하겠다며 전국을 권역별로 순회하며 열고 있는 토론회가 형식에 치우친 나머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실제로 농협중앙회는 지난 21일 당초 오후 1시30분에 농협전북지역본부에서 열기로 계획돼 있던 토론회를 당일 새벽 갑작스럽게 오전 7시50분으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일정 변경 통보에 전북지역 농·축협 조합장들은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일정을 갑자기 바꾸게 된 이유는 농민회 소속 농민들이 토론회 공개를 요구하며 지역본부 앞에서 집회를 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독려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고 토론회에 참석한 조합장들은 당초 계획 111명에 훨씬 못 미치는 30%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형식적으로 회장 인사말만하고 현장의견조차 제대로 듣지 않는 토론회가 필요하냐며 자리를 떠버린 조합장까지 나오면서 최원병 회장이 도착한 9시10분경에는 중앙회 직원들을 포함해 30명 정도만이 참석해 결과적으로 절름발이 토론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최 회장은 토론회장에 들어서면서 일부 농민들로부터 봉변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토론회장을 빠져나온 조합장들은 토론회 자료조차 당일 공개하면서 조합장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중앙회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며, 농민들이 무서워 일정까지 그때그때 바꾸는 토론회가 무슨 의미를 갖겠냐고 고개를 저었다. 협동조합의 주인들인 농민들의 참석을 막는 토론회에 혼자 참석하는 것이 민망스럽게 느껴졌다는 조합장도 있었다. 어쨌든 이번 토론회는 농협중앙회가 조합장들의 의견을 들었다는 ‘모양’을 갖추기 위한 형식적인 토론회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때문에 조합장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