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농가들이 모인 한 자리에서는 수급문제에 대한 격한 논쟁이 오갔다.
현재 각 집유 주체별로 추진되고 있는 감축안도 모자라 추가 감축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농가들은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원유생산량은 214만9천톤으로 2013년 203만2천톤보다 증가했지만 농가들이 가진 생산쿼터 227만7천톤(원유수급조절분과 회의자료 참고. ’14년 7월 기준)까지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유가공 업계에서는 분유재고가 역대 최대 수준인 2만톤을 넘었고, 이로 인한 어려움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유제품 수입량을 계속 늘려가면서 우리 우유를 분유로 불어 창고에 쌓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
내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남의 숙제만 죽어라 하고 있는 자식을 보는 심정 아닐까.
쿼터라는 것은 농가들에게 생산권이다. 그들은 우유를 생산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
이것조차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자꾸 농가 책임으로 몰아세우는 것에 농가들은 짜증이 난다. 수급불균형으로 업계 전체가 어려운 것도 알고, 그 때문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도 알겠는데 그렇다고 낙농가를 죄인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좀 더 투명하고 좀 더 솔직해 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의 책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결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