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천배 희석배수 소독제 왜?
3. 좋은 제품 개발해 놨지만…
4. 제품 선택에 농가는 뒷전
5. 국민세금이 줄줄 샌다
-------------------------------------------------------------------------------------
동물약품 관납은 농가와 업체들에게 꼭 필요한 ‘빛’이다. 하지만 한켠에는 그 빛 사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본지는 이번 ‘동물약품 관납 빛과 그림자’ 시리즈를 통해 건전한 동물약품 관납 발전을 도모하려고 한다.
수천억원대 수요 창출…동약시장 절대 비중
방역제품·환경개선제 등 주요품목…결제도 안정적
업계, “성패따라 주도권 향방 갈려” 관납에 승부수
농가, 경제적 부담 크게 줄이고 생산성 향상 기여
관납없는 동물약품 산업을 상상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관납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동물약품 업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수많은 동물약품 업체들이 관납시장에 기대고 있다는 말이 더 사실에 가깝다.
그만큼 관납시장은 동물약품 산업에서 절대비중을 차지한다.
동물약품 주요 관납품목을 들여다보면 우선 동물용 백신과 검진, 소독제 등 방역제품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면역증강제라든가 악취저감제(환경개선제), 구충제 등이 관납에 포함된다.
이밖에 상황에 따라 많은 동물약품들이 여러 명목으로 관납에 들어오기도, 다시 빠져나가기도 한다.
관납은 그 금액이 크다. 올해 잡혀 있는 농축산부 동물용백신 지원만 해도 800억원을 훌쩍 넘긴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백신지원을 더하면 1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외 다른 제품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 관납시장 규모는 수천억원대다.
생산자단체 등이 구매하는 관납 동물약품도 적지 않다.
관납은 규모 뿐 아니라 특히 결제면에서도 안정적이라 더욱 매력을 뿜어낸다.
이 때문에 많은 동물약품 업체들은 관납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 실제 관납성패에 따라 주도권 향방이 확연히 갈리고는 한다.
예를 들어 소독제 시장의 경우 관납은 매출면에서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납을 빼고는 팔 곳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소독제 업체들은 제품을 쓰는 농가가 아닌, 관납제품을 선정하는 지자체 등을 집중공략할 수 밖에 없다.
백신도 관납시장이 좌우한다.
돼지열병, FMD, 닭뉴캐슬병 등 의무백신은 ‘관납=시장’ 공식이 이미 성립돼 있다. 소백신은 미리 관납시장을 만들어놓지 않고서는 아예 시장진출을 미루고는 한다.
ND·IB 혼합백신은 지난해 관납시장이 생긴 이후에야 드디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터진 대박 히트상품은 관납이 관여할 때가 많다.
면역증강제, 환경개선제도 관납을 떠나서는 이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농가입장에서 관납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값비싼 동물약품을 공짜 또는 최소금액으로 받을 수 있어서다.
써코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농가는 40% 자부담만으로 구입한다. 이를 통해 백신구입 비용을 확 줄였고, 생산성을 크게 개선했다.
환경개선제는 민원해결에 제격이다. 백신 스트레스 완화제는 부작용 등 백신접종 고민을 덜어내고 있다.
업체도, 농가에게도 관납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