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업체도 농가도 관납 없으면 못살아
2. 3천배 희석배수 소독제 왜?
3. 좋은 제품 개발해 놨지만…
4. 제품 선택에 농가는 뒷전
5. 국민세금이 줄줄 샌다
지역·저가 중심 시장구조에 생균제 개발열기 시들
규격미달 제품 선택 속출…품질기준 통해 선별 필요
불과 10여년 전 만해도 생균제는 동물약품 산업에서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대가 많이 꺼져버렸다.
동물약품 업체들은 생균제 신제품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다. 어차피 시장이 망가졌다는 판단에서다.
생균제 시장이 흐려진 이유를 모두 관납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도 관납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생균제는 관납시장에서 면역증강제, 환경개선제용으로 많이 쓰인다.
관납 최대수요처라고 할 수 있는 지자체에서는 보통 생균제를 입찰 등을 통해 구입한다. 하지만 그 과정서 관내생산 또는 관내입주라는 단서를 달기 일쑤다. 이러한 행태를 나무랄 수는 없다. 지역내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내는 관내 회사를 우선시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 품질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관련 업계는 관납 시 규격미달 저가제품이 많이 선택된다고 토로한다. 한때는 우스갯소리지만, “모래를 담아도 이보다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기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업기술센터의 무상 또는 최저가 공급은 생균제 시장을 벼랑끝으로 몰아붙였다.
이렇게 생균제 시장은 관납, 특히 지역내 저가제품 중심으로 흘러갔다. 이에 따라 우수제품은 설자리를 조금씩 잃었다. 자연스럽게 생균제 개발열기는 시들었다.
이따금 새로운 균주를 수입하거나, 국가연구기관으로부터 기술이전받아 새 생균제를 출시했다는 소식이 들릴 뿐이다.
좋은 제품을 내놨지만, 그리 각광받지 못하는 것은 생균제에 그치지 않는다.
소독제와 백신에서도 나타난다.
소독제는 관납수요가 거의 전부다. 관납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사실상 퇴물이다.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특정제품을 집중적으로 구입한다. 다른 제품은 그냥 입찰참여 제품 수를 채우는 들러리다. 갔다와서는 “이 제품이 더 나은데”라는 회의감만 남는다.
결국 개발보다는 수요처 영업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홍보 등 마케팅 역시 이미 절박함은 사라졌다.
백신관납에서는 한 제품을 계속 고집할 때가 많다. 다른 제품이 파고들 틈이 너무 좁다. 여러 번 노크하다가 그 높은 진입장벽에 포기하고 만다.
자유경쟁 시장이다.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싸다면 잘팔려야 한다. 그것이 개발동기부여다.
하지만 관납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 충분히 효자품목이 될 수 있는 우수 제품들이 관납 앞에서 속절없이 고개를 떨구고 만다.
관납 선택 기준은 품질과 가격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