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전문가 초청 세미나서 OIE 부사무총장 강조
“청정화 지위 연연하지 말것”…국제적 공조 주문
“캐나다에선 BSE에도 소비 늘어”…신뢰·소통 필수
가축질병은 한 나라를 넘어 국제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라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가축질병분야 해외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브라이언 에반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부사무총장은 “FMD, 고병원성AI 등 악성가축질병은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다발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러스들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재조합되고, 변이되는 등 신종질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에반스 부사무총장은 “이러한 악성가축질병들의 경우 한 나라 방역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국제적 협력이 뒷받침될 때 막아내고 종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적 정보 공유도 설파했다. 그는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는 방풍숲을 통해 철새를 밀어내 고병원성AI를 효율적으로 근절했다”며 이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에반스 부사무총장은 질병청정화 지위에 굳이 연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여지껏 청정화 지위가 교역조건으로 활용되고는 있지만, 글로벌화되고 있는 세계 환경을 봤을 때 청정화 지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가 많다. OIE에서는 이 보다 진단, 예찰 등 수의역량을 따지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에반스 부사무총장은 특히 질병문제 해결에는 신뢰와 소통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BSE가 발생했을 당시, 오히려 쇠고기 내수 소비는 늘었다”며 “이것은 정부 뿐 아니라 전문가들 특히 학계에서 ‘사람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과학적인 근거들을 한 목소리로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반스 부사무총장은 정부의 경우 비상상황에 대비해 유관부처는 물론, 수의사 등 민관과 가상훈련을 철저히 시행해놓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장에게는 미리 소독과 살처분 프로그램을 마련해 정부정책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프랭크 반 통거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농업통상과장은 “최근 가축질병은 복잡하고, 불확실하게 움직인다”며 “기존 수의학적 방식에 경제학적 접근을 접목해 효과적인 방역정책을 짜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밖에 이날 세미나에서는 프랭크 알레웨디트 OECD 민간전문컨설턴트가 ‘가축질병 발생시 보상비용 공유제도’, 조나단 테일러 호주 농업부 과장이 ‘보상비용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상호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순민 농축산부 방역총괄과장이 ‘가축질병 발생 현황과 방역대책’을 소개했다.
농축산부 관계자는 “가축질병에 대한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정책방안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