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점 역마진 판매…육가공업계 물량 밀어내기 급급
수입산 우육·돈육 각종 공격적 프로모션 전개 ‘위협적’
돼지고기 최대 성수기인 휴가시즌이다. 하지만 육가공업계와 유통업계는 울상이다.
육가공업계의 경우 기대에 못미치는 소비추세로 인해 밀어내기식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유통업계도 높은 원료육 가격에 따른 역마진 현상에 따라 돼지고기만 보면 적자가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최근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 평균가격은 지육kg당 5천대 중반(탕박 기준).
육가공업체들은 이정도 돼지가격이면 유통업체에 넘기는 삼겹살 도매가격이 최소한 kg당 1천700~1천800원은 돼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각종 카드사와 연계해 할인행사가 한창인 대형마트에서는 팔리는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도매가격을 밑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4일 현재 홈플러스는 삼겹살을 100g당 1천420원에 팔고 있다. 이마트는 1천440원, 롯데마트는 1천480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삼겹살을 ‘미끼상품화’, 다른 품목의 매출을 올림으로써 그 손실을 충분히 메꿀수 있다는 판단아래 이처럼 낮은 단가에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돼지고기 한품목만 보면 분명 적자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육가공업계의 경우 지금보다는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이후가 더 걱정이다.
대형 육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내 적자였던 만큼 휴가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지금은 대형마트의 할인행사덕에 물량소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문제는 할인행사가 끝나면 소비자가격이 최소 2천원은 넘어설 것이라는 점이다. 제대로 팔리겠는가”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럴 경우 원료육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이상 적자폭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육가공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인 것이다.
일각에선 수입돼지고기에 의한 시장잠식을 더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최근 수입 쇠고기와 돼지고기 판매업체들이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솔직히 가격대비 품질도 훨씬 나아진 느낌”이라며 “지금까지는 대형마트의 행사가 국내산 시장을 방어해 왔지만 그마저 사라져 버리면서 수입육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까 걱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래저래 육가공업계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