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 사태로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불황이 몰아치면서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한다. 하지만 어렵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다. 혹독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의 신화를 일궈낸 알짜기업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이들의 기업 경영에서 희망을 읽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평창기업 도축장, 직영점 통해 판매창구 열어
안전·위생 전제…자체가공 물량 부분육 반출 고수
강원도 평창에서 식육판매점 운영에서 도축장 경영까지. 평창기업(대표 엄근호)은 평창과 인근 지역에서 도축부터 가공, 판매를 원스톱으로 하는 지역특화형 도축장이다.
엄근호 대표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있는 강원도 지역의 장점을 살려 위생을 우선으로 도축장을 운영해 오고 있다. 10년연속 HACCP 상위등급을 받을 만큼 도축장 곳곳에 엄대표의 노력이 배어있다.
엄 대표는 2000년 도축장의 이사로 시작해 현재 대표에 이르렀다. 15년전 평창기업을 맡아왔던 초기나 지금이나 도축장은 여전이 도축 물량은 적고 임도축으로 인해 축산물의 품질에 대한 관심이 낮고 위생에 대한 투자의지가 낮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그는 체질 개선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과도한 외형을 늘리는 것보다는 자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식문화 트렌드를 주도할 새로운 방법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역도축장의 이점을 살렸다. 도축시설이 녹슬지 않도록 관리하고 도체가 닿을만한 벽면은 스테인리스로 처리했고 돼지 화염방사도 직접 해 잔털까지도 직접 처리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박스미트(부분육) 반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역의 소규모 패커로서 적정수준의 자체물량을 직접 처리하면서 전 직원을 직영으로 관리함으로써 도축장과 가공장 인력의 효율성을 최대한 살렸다. 도축두수는 크지 않지만 사기업으로는 매달 단기 순수익은 높은 편이다. 아울러 평창이 관광도시라는 특색에 맞춰 도심에서나 볼 수 있는 카페형 정육점인 ‘기풍’도 열었다.
맛과 품질을 위해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은 한우 암소와 암퇘지만을 엄선해 부위별로 가공하고 판매했다. 이와 더불어 도축ㆍ가공ㆍ판매까지 연계한 원스톱 시스템으로 중간 유통마진이 없다보니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와 만났다. 신선한 부산물까지 맛볼 수 있다.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쌈 채소와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임도축 물량을 대폭 줄이고 부산물도 직접적으로 가공처리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올렸다.
엄근호 대표는 “사실 도축장을 경영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계속 함께 가는 것이 원칙이다. 회사의 사소한 일까지 함께 즐겁게 일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