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끝장을 남기면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축산물유통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셈이다. 소비급감에 따른 축산물 소비위축은 물론 정책, 제도 변경 등 업종별로 크고 작은 일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계가 체감하는 어려움은 그 어느때보다 더했다.
메르스 악재에 소비 꽁꽁…WHO 발표도 직격탄
재고부진 심화…2차 육가공업계 원료 수입 증가
돈가 탕박정산 전환기 마련…등삼겹 등 허용도
◆메르스 영향 소비급감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올해는 메르스로 외식시장이 침체돼 있었다. 업계 성수기에 터진 사건들이다. 외식분야 말고도 문화 지출도 사상 최대로 급감했다. 대형마트도 사람이 없고, 각종 모임들이 취소됐다.
외식시장의 핵심은 축산물이다. 삼겹살과 한우 특수부위 소진이 되는데 올 한해 재고부진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축산물 가격 급등
식육시장은 어려워도 보통 어려운게 아니었다. 한우, 한돈 할 것 없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소비가 받쳐주면 좋았겠지만 경기불황으로 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최근 2년간 한우가격이 꾸준히 올랐고, 중간 마진율이 줄어들다보니 한우를 다루는 업체들이 경영이 어려워졌다.
한돈 역시 저지방, 간편식 등의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라 삼겹살 판매 부진이 큰 악재로 다가왔다. 게다가 올해 11월 WHO 암연구소의 가공육과 적색육의 발암물질 발표로 후지 판매량도 급감했다.
◆수입육 폭증
경기불황으로 소비가 급감했지만 고돈가 상황에서도 수입육은 증가했다. 올 11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은 32만8천891톤으로 작년 한해 수입물량(27만1천732톤)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국내산 돼지고기값이 2011년 구제역 이후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2차 육가공 원료육은 수입 목전지로 전환 됐다. 냉동갈비 역시 명절 특수를 놓쳤고, 부산물 역시 수입육 시장에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돼지가격 정산기준 탕박 전환
돼지고기의 그동안 전체시장에서 2% 수준인 박피가격이 시장기준으로 활용되면서 대표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 현행 박피가격 중심의 정산체계를 탕박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한돈업계 전체에 반영돼 지난 7월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와 한돈협회 등은 돼지거래정산기준가격의 탕박전환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농협 축산경제가 정부와 협회, 업계가 동참했다. 내년부터 7개의 양돈조합과 목우촌은 돼지가격 정산기준을 탕박으로 전환한다.
◆식육 부위별 표시 자율화
식약처에서는 올 11월 25일 현행 식육의 부위고시 사항을 전부개정하면서, 식육제품 개발을 식육업계에서 자율적으로 개발하여 판매하는 사항을 허용하는 행정예고를 했다. 업계는 소·돼지의 식육제품 개발을 선진국처럼 식육업계에서 자율적으로 개발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건의해왔고, 식약처에서 식육판매표지판에 ‘식육명’을 추가하여 이를 수용하는 행정예고하게 됐다.
앞으로 식육포장처리업체에서는 국내산 소·돼지의 식육을 부위가 혼합된 ‘목전지, 등삼겹살, T-bone스테이크 등 다양한 제품을 자율적으로 개발하여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