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서울우유 내년 살림살이는 금년도 계획목표 보다 97.3%로 줄어든다. 특히 집유량은 올해 계획보다 96.3%, 지난해 계획보다 93.3%로 3년 연속 줄어들 전망이다.
분유 재고 지속 증가…적자 심화 따른 비상경영
사업규모 올 대비 97% 감축…집유량은 96% ↓
“낙농조합 본연 역할 벗어났다”…우려감 확산
이는 서울우유조합(조합장 송용헌)이 지난주 이사회에서 내년도 수지예산안을 논의하면서 각 부문별과 사업별로 지적된 내용을 보완하여 오는 23일 총회 상정할 ‘2016년 사업계획 및 수입지출예산(안)’내용이다.
서울우유 내년도 예산안은 금년도 계획목표 보다 97.3% 수준인 약 1조8천600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사업계획 보다는 무려 6.7% 감소해 3년 연속 깎아지는 예산을 세웠다.
서울우유는 2년 전부터 적체된 재고분유가 11월 말 현재 6천570톤에 달한다. 이 물량은 전년 대비 2천690톤 증가한 셈이며, 적정재고량 1천500톤보다는 4배를 훨씬 초과한다.
이러한 재고분유는 양주공장과 용인공장의 창고에 넘쳐나서 H社와 또 다른 H社 등 외부창고를 빌려 쌓아 놓는다. 때문에 창고료도 만만찮게 나간다는 것이 서울우유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문제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고분유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전지분유보다 아예 유통기한이 긴 탈지분유를 생산하지만 이나마 판매가 수월치 않아 kg당 4천원대에서 판매했다. 일부 물량은 kg당 3천280원에 판매하여 국제시세 보다도 절반 낮은 헐값에 처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적자는 올 상반기에 260억원을 상회했다. 서울우유는 극약처방의 일환으로 매월 지급되던 광고홍보비 30억원과 영업판매비 10억원 등 약 40억원 내외를 중단했다. 또 신용사업과 낙농구매사업 등에서 호조를 보여 이익을 나타내 지난 11월 순익은 26억원으로 집계돼 올해 누계손익은 상반기 260억원 적자에서 11월말 현재 11억원 적자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서울우유가 우유소비촉진과 확대를 위한 광고홍보비와 영업판매비를 줄이면 줄일수록 우유와 유제품 시장은 경쟁업체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경쟁업체에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올해 시유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각각 3.1%와 2.6%가 늘었다는 것이 관련업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행히 서울우유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경쟁우유업체에서 흉내를 낼 수 없는 신용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관내 12개 신용점포를 통해 512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순수익 70억원 창출 계획안을 오는 23일 총회에 상정한다.
아무튼 서울우유는 1천800여 낙농조합원이 생산한 원유쿼터는 전량 받아서 판매하는데 매진하는 것이 낙농조합 본연의 임무이자 역할이다.
그런데 내년도 집유량은 1천890톤으로 계상하고 있다. 이 물량은 올해 계획보다 96.3%로 줄고, 지난해 계획보다도 93.3% 줄어든 것이어서 서울우유조합 설립목적과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