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축산경제 신임대표 선출을 놓고 협동조합 안팎에서는 물론 축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 14일 전국축협운영협의회에 문서를 통해 단일후보를 추대해 축산조직의 조속한 안정에 주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축협 조합장 사이에선 단일후보 추대에 대한 공감대가 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농협축산경제 앞에 놓여 있는 환경은 녹록치 않다. 당장 내년 초부터 진행되는 농협법 개정작업은 15년 동안 유지해온 통합농협체제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직의 정체성과 독립성, 자율성을 지켜내야 하는 마당에 대표 경선으로 내부에서 갈등구조가 야기되어선 안 된다는 정서가 축협조합장 사이에서 흐르고 있다. ‘농협축산대표 단일후보 추대’에 대해 축산단체와 학계, 그리고 축협의 여론을 들어봤다.
축산조직 자율·독립성 보장 위해
화합·결속 이끌 강한 지도력 필요
경선 아닌 단일추대 바람직 공감
▲이병규 회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한돈협회장)=새로운 축산경제대표는 축산의 백년대계를 생각하고 범 축산업계의 화합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진취적이며 추진력을 겸비하되, 독선이나 축산경제 조직 자체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축산현장을 이해하고 지역조합, 조합원과 호흡하면서 축산업 전체의 공동발전을 주도할 인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선거는 바람직하지 않다.
농협축산경제가 국내 축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만에 하나 선거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점이 야기될 경우 축산업계 전체가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련을 극복하고 보다 단단한 조직으로 거듭나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경제, 나아가 축산업이 되기 위해선 단일화 된 후보를 추대해야 한다.
▲최윤재 교수(서울대)=추대형식을 통해 또 다른 갈등과 잡음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굳이 선거가 이뤄진다고 해도 과열 경쟁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 위기에 처한 한국축산업을 이끌어갈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에 새로운 축산경제대표는 농협 조직은 물론 축산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할 것이다.
생산자단체, 일선축협과 긴밀한 연계체계를 구축, 단결된 힘으로 최근의 난관을 극복해야만 한다.
축산이 한국농업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는 확실한 신념과 함께 농협 내부 문제는 물론 각종 산업 현안 해결을 주도해 나갈 리더십도 갖춰져야 한다. 이를 토대로 2년마다 치러지는 선거의 폐단이 해소될 수 있도록 축산경제대표 선거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북한 축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남북 축산 공동의 발전을 도모할 포용력도 갖춰야한다는 생각이다.
▲이종율 회장(축산발전협의회·속초양양축협장)=축산과 협동조합을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다. 당장 내년에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과 관련해 지배구조를 바꾸는 농협법 개정절차가 예정돼 있다. 그런 점에서 조직의 조속한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조합장들은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에 비춰 단일후보를 추대해야 한다는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특히 많은 조합장들이 후보난립과 그에 따른 경선과열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축협 조합장들의 대표조직인 축산발전협의회 회장으로서 일선조합장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에 있다. 그 결과에 따라 협의회장들이 신중하게 논의하는 시간도 가질 것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조합장들이 충분한 협의과정을 통해 단일후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계기로 전국축협 조합장이 하나로 똘똘 뭉쳐 농협축산경제 조직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어야 한다.
▲정문영 회장(충남축협협의회·천안축협장)=차기 대표 후보로 여러 사람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충남축협 조합장들 사이에선 단일후보를 선택해 추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조합장들 사이에서는 서로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여러 후보가 경쟁하기엔 우리 조직의 여건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조합장들이 서로 합의해 추대하는 방식을 갖춰야 그나마 우리 조직의 위상이 조금이라도 회복될 것이다. 일부에서 외부인사 영입도 거론하는데 충남에선 대부분의 조합장이 협동조합의 축산경제사업을 가장 잘 아는 내부출신 중에서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후보단일화 과정에선 어느 정도 검증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구희우 회장(전남축협협의회·영광축협장)=축산조직을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시킬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단일후보를 추대하자는데 이견을 가진 조합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농협사업구조개편과 맞물린 농협법 개정이 예고돼 있는 가운데 축산경제특례를 지켜내고 일선축협의 권익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후보군에는 여러 인물이 물망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필요하다면 관련부처 등 정부출신 중에서 축산을 잘 알고 애정이 깊은 인물을 영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얘기다.
▲이외준 회장(경북축협협의회·포항축협장)=지배구조를 주로 다룰 농협법 개정작업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반드시 농협법 제132조 축산경제특례를 지켜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축협 조합장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때문에 여러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는 지양해야 한다.
축협 조합장들이 합심해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 전국축협이 한 길로 질서정연하게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래야 우리의 권익도 지켜낼 수 있다. 리더십과 강한 추진력, 그리고 덕망과 도덕성 등을 고려해 단일후보로 추대하자. 필요하다면 축산분야와 협동조합을 잘 아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해보자.
▲신관우 회장(낙농조합장협의회·충북낙협장)=지금 상황에서 차기대표 자리를 놓고 경선이 벌어지면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과 관련해 축산경제가 많이 어렵다. 축산현장도 어렵고 협동조합도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후보를 선택하든 단일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축산조직도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다.
농협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의 공멸을 피하고 스스로 권한을 유지하면서 위상을 높여 나가기 위해선, 조합장들이 고통이 수반되는 어려운 과정을 겪더라도 어떻게 하든 단일후보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영규 회장(양돈조합장협의회·도드람양돈조합장)=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한다.
다만 축산경제 내부의 구심점이 흔들리는 상황인 만큼 더 이상의 동요와 갈등 없이 무난하게 조직을 바로잡을 수 있는 혜안도 갖춰야 한다.
서두르거나,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다보면 또 다른 앙금과 갈등을 유발, 근무의욕을 저하시키고 내부혼란이 가중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빨리 이러한 여건을 갖춘 인물을 찾아 선거 없이 추대하는 형태로 축산경제를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