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되돌아보면 축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던 시절에도 아무런 근심없이 맞이했던 새해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2025년 을사년 새해는 이전의 그 어느 때와도 비교 불가능한 근심 속에 출발했다.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다보니 국내 축산업의 근간을 흔들 대형 악재라고 해도 사안에 따라선 마땅한 대책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 여파는 이미 우리 축산업계를 흔들어 놓고 있다. 당초 예고됐던 전 축종 농가의 사료구매자금 상환 유예를 비롯해 원유가격 용도별차등가격제 지원, 돼지열병 생마커 백신 전면 공급,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 등 축산농가 민생 관련 정부 사업들이 예산 확보 불발로 시행이 불투명해졌지만 추경을 통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나, 향후 일정에 대해 쉽사리 예단이 어려운 실정이다. 국회 차원에서 여야 합의로 예산 증액이 의결됐던 사업들이기에 잔뜩 기대를 가져왔던 축산업계로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어디 이뿐인가. 축산업계가 공들여 준비해 온 각종 축산 관련 법률안의 제개정 추진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축산업계만이 아닌 국내 모든 산업계 전반에 걸친 현실인데다, 정부나 국회 입장에서도 “시국이, 시
[축산신문] 유한상 교수(서울대학교) 수의전염병학 가축전염병의 방역은 질병의 특성, 국가의 방역의지, 경제·사회적인 영향 및 국제적 관계 등에 따라 시대에 맞는 방역 목표의 설정과 체계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는 정확한 역학적 분석을 통한 시대상의 반영이 필수조건이다. 그럼, 우리는 럼피스킨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나? 약 100여 년 전 남부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하여 중동, 중앙아시아 등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럼피스킨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에서 가장 중요한 소의 전염병이 되었다. 럼피스킨은 침파리, 모기 등 매개곤충에 의해 전파되며, 고열, 우유 생산감소, 유산, 피부 및 내부 장기에 결절을 형성한다. 발생시 가죽의 폐기, 생축 및 고기의 국제적 교역 저해 및 국가의 가축전염병 관리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와 직접적 관련을 가진다. 우리나라는 2023년 10월 충남 서산 한우 농장에서 처음 발생후 전국적인 백신접종, 매개곤충의 구제 등 철저한 방역을 시행하여, 2024년에는 산발적인 발생에 그쳤다. 역학조사 결과 2023년도 발생은 해외 발생지역으로부터 선박, 기류, 사료곡물 등을 통해 감염된 매개곤충 또는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어 직접 접
김은호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길거리를 걷다 보면 '염소탕', '염소고기 전문점'이라는 간판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2024년 개 식용종식법 시행 이후,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염소고기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염소산업 생산액은 2017년 797억 원에서 2022년 1,672억 원으로 약 2배 이상 성장했고, 사육두수 규모도 2017년 39만두에서 2022년 43만두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염소고기 소비시장이 커지는 만큼 사육 농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일부 농가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계획 없이 사육두수를 늘리고 있으며,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체구가 작은 재래흑염소와 체구가 큰 외래 육용종 보어 염소를 무계획적으로 교배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개체식별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떤 개체가 우수한 능력을 가졌지?’, ‘어떤 아비를 써야 하지?’에 대한 물음에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모의 정보를 몰라 같은 씨염소를 반복사
바이러스 활동 강해져 빈틈없는 방역 만전기해야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인가 싶었는데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사람은 춥고 건조한 겨울이 되면 면역력이 약해져서 감기 등 질병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적당한 운동과 알맞은 영양 섭취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시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가축도 마찬가지다. 날이 추워질수록 가축과 축사를 더 꼼꼼하게 관리해야 가축이 건강하게 자라고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우나 젖소 농장 같은 개방형 축사는 바람이 들어오는 쪽의 윈치커튼(높낮이 조절 커튼)을 닫아주거나 곤포사일리지 등을 쌓아 찬 바람을 막아주고 특히, 어린 송아지는 추위에 약하므로 보온등 등으로 따뜻하게(25℃ 정도) 해줘야 한다. 특히, 밀폐형 축사가 많은 양돈, 양계 농가에서는 단열과 보온시설을 점검하고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밀폐된 상태에서 보온에 치중하다 보면 사육환경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최저 환기를 통해 내부의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배출해주고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도록 한다. 입기구로 들어오는 공기량을 줄이고 차가운 공기가 가축에 직접 닿지 않고 축사 상층부의 따뜻한 공기와 섞일 수 있도록 각도를 조절해 주는
[축산신문] 곽 춘 욱 고문(벤코코리아(주), 전북대 겸임교수) ‘자화상’의 대표적인 인물하면 네델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아마 그것은 그의 그림을 그리는 독특한 기법과 그가 살아온 인생이 특이했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인생에서 10년(1880∼1890) 동안에 그린 많은 그의 작품들 중 『귀를 자른 자화상』은 그의 정신적인 절망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폐쇄적이고 염세적으로 세상을 살다가 심각하게 갈등의 세계를 겪고 결국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반 고흐! 비슷한 시대에 활동한 피카소(1881∼1973) 역시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이다. 하지만 피카소는 반 고흐와는 전혀 다른 화려한 그림을 그렸고, 인생 또한 장수하며 화려하게 살았던 화가이다. 이렇듯 두 사람은 세계적인 화가로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데 두 사람의 자화상을 보면 전혀 다름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다. 즉, 자화상에는 그의 삶의 흔적이 묻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한 인생의 일기장을 보는 것처럼.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도 축산인으로서 자화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미 축산물이 양질의 먹거
[축산신문] 송 대 섭 교수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바이러스실) 국내에서지난 10월 18일 올해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확진 사례가 확인되었다. HPAI는 연중 발생하고 있으나, 특히 겨울철 동절기에는 철새의 이동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가 극대화되는 시기다. H5N1 clade 2.3.4.4b 계통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상황에서 가을철 철새 이동이 본격화됨에 따라 감염 위험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서의 HPAI H5N1-젖소 감염은 지속적인 공중보건학적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까지 14개 주 380개 농장으로 감염이 확산된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것은 최근 미국 최대 낙농주인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사례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낙농업의 중심지로, 이 지역에서의 발생은 산업적 영향과 함께 공중보건학적 위험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감염된 젖소의 우유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미살균 우유를 섭취한 농장 고양이들의 집단 폐사가 발생했으며, 농장 근로자들의 감염이 확인되어 종간 장벽을 넘어선 전파의 현실화가 확인되고 있다. 급기야 필자가 본 원고를 발송하기 직전인 2024년 10월 30일 기준으로
[축산신문] 이만영 박사(한국양봉학회 고문) 꿀벌은 바다와 극지방을 제외하고 세계 모든 지역에 분포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2022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세계 꿀벌 봉군(벌무리) 수는 1억 벌무리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아시아가 4천500만 벌무리로 약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이 25%로 뒤를 따르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1천200만 벌무리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는 중국 930만군, 튀르기예 900만군, 이란 760만군, 이디오피아, 탄자니아, 아르헨티나 순이다. 세계 8위와 9위인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270만군과 280만군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멕시코 다음으로 210만군으로 11위이며, 이웃 일본은 우리나라 1/10수준인 20만 봉군으로 44위를 차지하고 있다. 꿀 생산량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총 183만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각각 48%, 23%를 생산해 꿀벌 봉군수 비율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국가별로는 중국이 46만톤으로 전체 25%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튀르키예 12만톤, 이란 8만톤, 인도, 아르헨티나 순이다. 다음으로 러시아는 6위, 멕시코 7위, 미국은 5만7천톤으로 1
[축산신문] 최윤재 회장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2014년 설립된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가 어느덧 10년차를 맞이했다. 본 연구회는 ‘안전하고 건강한 축산물 바로 알리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하였으며 그 지향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꾸준하게 학술연구와 토론활동을 이어가며 축산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필자가 정년퇴임 전에 연구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전개되는 안티축산 운동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의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는 소비자들의 축산물에 대한 불신만을 더 심화시키고 있었다. 결정적인 사건은 2014년 2월, EBS에서 나온 한 방송이었다. 우유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소견만을 모아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였는데 그걸 시청하면서 그간 축산인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대응했는지를 절실하게 느꼈다. 안티축산 운동이 이미 거세게 행해지고 있었는데, 우리 축산업에선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방송은 필자로 하여금 생각에만 머물러 있던 계획을 실행하게 하는 불씨가 되었다. 연구회 결성해 심포지엄 전개 ‘축산에 대한 바르고 과학적’인 정보 공유 2014년 7월, ‘축산바로
[축산신문] 이춘근 차장(팜스코 환경기술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 무더위가 끝나고 10월부터 완연한 가을바람이 불어와 시원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였고 이제는 아침, 저녁의 공기는 차가움이 느껴진다. 가을 환절기에는 낮과 밤의 급격한 기온차와 습도차가 발생하며 이러한 환경변화와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람은 체온 저하로 호흡기를 통하여 감기 바이러스 침범을 받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는 가축도 예외는 아니다. 가축은 일교차가 10℃ 이상으로 커지면 바이러스와 세균 등에 쉽게 감염될 수 있어 환절기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소는 무더운 여름철 날씨로 인한 스트레스로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 환절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에 환절기에 발생하기 쉬운 질병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환경관리가 중요하다. 축사 청소와 정기적인 소독은 물론 세심한 관찰은 통해 호흡기 질 병에 걸린 소를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하고 가능하면 격리해야 한다. 사계절 중에서 혹서기나 혹한기에 대한 축사관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봄, 가을 환절기에 대한 축사관리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혹서기와 혹한기의 두 가지 계절적 성향을 동시에 나타내는 시기가 환절기이며 낮, 밤으
[축산신문] 김성훈 소장(한돈미래연구소)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추고 돼지고기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다산성 모돈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정액(수퇘지)을 사용해야 한다. 산자수가 많은 암퇘지(모계)에 돼지고기 품질이 우수한 수퇘지(부계)를 교배해서 3원교잡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등지방두께를 포함해 돼지고기의 품질에 관련된 형질은 부계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접 고객의 ‘니즈’ 부응을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가의 최종 고객은 역시 일반 소비자이지만, 이에 앞서 일반 소비자에게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식육포장처리업체가 농가의 직접적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장의 비육돈에 대해서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식육포장처리업체가 소비자의 니즈(needs)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농장 입장에서는 이들이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전 유병현 박사께서 축산신문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R
[축산신문] 윤 봉 중 본지 회장 모든 산업은 저마다 지니고 있는 고유의 가치가 있다. 개별산업의 가치는 단순 경제 논리로만 따진다면 경중(輕重)을 따질 수 있겠지만 이런 논리는 극히 위험한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먹거리 생산을 담당하는 식량 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축산업도 고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농업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산업 중의 하나다. 우리 축산업은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농가 부업 규모에 불과했으며 축산물에 대한 국민인식도 부식(副食) 차원에 머물러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급속한 경제성장과 국민 생활 수준 향상으로 규모화에 시동이 걸렸고 축산물의 지위는 부식 개념에서 점차 주식개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축산업의 생산액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40%를 넘어섰으며 축산물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주요 축종의 고기 소비량만으로도 주곡인 쌀소비량을 추월했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농촌의 10대 소득작목 중 절반 이상이 축산물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축산업이 농촌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근간임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특히 사육 농가 수가 9만호에 육박하는
[축산신문] 김현범 교수(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유난히도 무더웠던 날들이 잊히는 시원한 바람이 좋고 들판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노란 벼이삭이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계절이다. 맑은 날씨에 따스한 햇볕을 즐기며 한가로이 산책로를 걷고 있자니 간만에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더욱 좋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전해지는 럼피스킨 발생 관련 일시 이동 중지 명령 문자는 잠깐의 여유로움을 사치로 만들기에 충분한 듯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그리고 럼피스킨 등 최근 국내에서 발생되고 있는 가축 질병들은 외래 가축 질병으로 분류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노력과 자원을 소모하며 근절해야 하는 국내 발생 가축 질병이 되었다. 이러한 가축 질병 외에도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외래 가축 질병이 아직도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외래 가축 질병의 유입은 축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국가 경제와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래 가축 질병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외래 가축 질병 유입 억제 방안에 대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금 상기해 보고자 한다. 외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