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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돈육 자급률, 공격적 목표 설정을

  • 등록 2016.04.01 10:31:36

 

민 동 수 대표이사((주)다비육종)

 

요즘 방송을 보면 선거관련 소식이 많다. 후보자들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그 결과는 선거후 득표율로 나타날 것이다.
선거에서 유권자가 선택한 결과가 득표율이라면, 양돈산업에서 국민들이 선택한 결과는 돈육 자급률이라고 비유적으로 말할 수 있다.
여러 해 전에 우리나라의 돈육 자급률 목표에 대한 논란이 있었을 때, 당시 정부에서는 2015년 돈육 자급률 목표를 81%로 제시하였고 생산자단체에서는 85%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 2015년의 돈육 자급율은 70% 내외를 기록했고, 지난 5년간의 평균 자급률을 따져봐도 70% 초반에 그치고 있다.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자급률을 보면서 양돈산업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외국의 한 잡지에서 ‘자급 對 수입(Self-sufficiency versus Imports)’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느 나라나 수입의존도를 낮추어 자급하고자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지만 양돈산업의 상대적인 경쟁력과 환경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자급이냐 수입이냐를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 글에서는 그러한 선택의 사례로 돈육 수입국인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의 자급과 수입에 관한 대응방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과연 앞으로 우리나라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글을 요약하여 여기에 옮겨본다.
“일본은 약 25년 전에 돈육자급율이 100%에 달했으나 환경문제와 생산비 등을 이유로 수입을 늘리기로 결정했고, 현재 돈육소비량의 약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돈육에 관세를 부과하여 값싼 수입돈육과 자국내 생산비의 격차를 좁혀서 자국의 생산기반을 보호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점차 소규모 농장의 수가 줄어들고 좀 더 규모화된 농장으로 생산시스템이 변화하였고 농촌경제가 유지될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세계 돈육시장에서 공급이 감소할 때에는 수입 닭고기 등 다른 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용이하다.
러시아는 20년 전에는 극히 노후된 생산시설 때문에 돈육자급율이 25%에 불과하였으나 매우 빠른 시설현대화를 바탕으로 현재 80%에 육박하는 자급율을 달성하였다.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의 지원이 주로 역할을 했다. 정부가 돈육 수입을 중단할 구실을 찾아 수입을 제한했고 러시아인들은 돈육을 다른 식품으로 쉽게 대체하지 못하므로 어느 정도 가격이 높더라도 돈육을 소비하도록 되어있다.
한번은 브라질에서 오제스키병이 한 건 발생했을 때 러시아는 전국에 오제스키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브라질로부터 돈육수입을 중단하였고 이로 인해 러시아내 돈육가격이 크게 상승한 일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양돈산업내에 많은 자금이 축적되어 시설을 현대화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중국은 자급과 수입을 결정해야하는 갈림길에 있고 중국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전세계의 관심사다. 중국 음식에서 돈육은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정부는 자급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말하지만, 만일 중국이 자급을 하려고 하면 많은 사료곡물을 수입해야하고 세계 사료가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 이미 중국은 사람이 씻거나 먹을 곡물을 재배하기에도 물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양돈생산을 위해서는 물을 추가로 확보할 방안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만일 중국이 돈육을 수입하는 방향을 선택한다면 그들은 추가로 사료를 살 필요도 없고 추가의 물을 확보할 필요도 없으며 환경오염 문제도 적어질 것이지만, 그로 인해 세계 돈육가격은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의 생산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므로 수입돈육의 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 인구의 도시지역 이주가 증가함에 따라 소규모 양돈장에서 생산하여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되는 방식은 점차 슈퍼마켓의 포장육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미 거대한 중국 돈육생산 회사가 전세계의 양돈장을 사들이면서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4월이면 FTA가 최초로 발효된 지 만 12년이 된다. 최초로 FTA협정을 맺은 나라는 칠레였고 그 뒤로 많은 나라와 FTA협정을 맺었거나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높은 돈가가 유지되는 것에 안도하는 중에도 관세는 계속 낮아지고 있고  수입량은 늘어나고 있다.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돈육의 양은 생산량의 5% 내외에 불과하지만, 수입국의 돈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그런데 소비량의 30%에 가까운 돈육이 수입되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돈가가 거의 다른 나라의 두 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예외적인 일이다.
수입육 시장과 국산 돈육 시장이 분리되어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런 상태가 영구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고 결국에는 수입량이 늘어나고 가격 차이는 점차 축소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앞서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정부가 관세나 수입금지로 막아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우리가 처한 생산비와 환경문제도 불리한 선택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협정이 있을때마다 반복적으로 FTA 대응책을 만들고 개방되는 시장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이전보다 다소 개선된 점도 있지만, 선진국과의 생산비 격차는 여전하고 환경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제는 더 공격적인 자급률 목표를 정하고 그동안의 대응책들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보는 가운데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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