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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축사 내부 열환경에 대한 새 접근법 필요

  • 등록 2016.05.04 11:03:49

 

박규현 교수
강원대학교

 

어느 덧 4월도 다 지나가고 5월이 성큼 다가왔다. 봄내음 가득한 나물들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봄에는 달래, 그리고 늦봄에는 취나물과 세발나물을 먹고 봄을 보내고 있다. 이렇듯 밥상 나물의 종류가 바뀌는 것을 입으로 눈으로 코로 느끼면서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또한 방송과 신문에서 황사주의보와 미세먼지 주의보가 자주 나오는 것을 보고도 느끼고 있다. 물론 생활을 하면서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길게 느끼는 것은 점점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축산에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여름은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날이 더워지면서 가축의 고온관리가 필요하고, 사람들이 방방곡곡, 산에 들에 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악취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고, 비가 내리면 가축분뇨 등의 유출에 관련한 뉴스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5월과 6월의 식중독 발생 빈도가 한여름보다 더 높다고 한다. 축산물 조리과정의 식중독에 대한 내용도 많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은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대비하고 경험을 쌓고 있지만, 정도는 다를 지라도 올 해도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여러 현상 중에서 고온관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6년 1월에 관계부처합동으로 발간한 ‘2015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5월에는 고온현상이 발생하였는데 1973년 이래 우리나라 5월 기온 중 최고였다고 하며, 7월말부터 8월 초반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기에 폭염과 열대야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는 2016년에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기상청에서 올해 4월에 발표한 5, 6, 7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5월부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많고,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따뜻한 남서류와 일사(태양 복사에너지)로 인해 고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른 시기부터 고온에 대한 대비를 해야만 한다.
현재 우리나라 축사 환경 조절을 위해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온도 또는 온습도지수(THI; Temperature-Humidity Index)이다. 이 중 온도는 쉽게 측정이 가능하여 환기조절 및 풍량 조절 등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THI는 온도와 상대습도를 이용하여 사람이 실제 느끼는 온도를 표현한 것으로 일기예보에서 불쾌지수라고 표현하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축산에서도 THI를 응용하여 가축이 축사 내에서 느끼는 실제 온도를 계산하고, 환경조절을 통해 쾌적한 축사 내부환경을 유지하는데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온도 또는 THI를 이용하여 축사 내부환경을 판단하는 것이 충분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건식 사우나(보통 80~100℃)에 들어가면 높은 온도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지만 습식 사우나(보통 40~50℃)에 들어가면 건식 사우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뜨거움이 심하다. 이는 습한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건조한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보다 높아서, 사람과 공기 간의 에너지 교환(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이 습한 공기에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도만 가지고는 이러한 에너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에 THI를 이용하여 축사 내부 환경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THI를 이용하는 것으로 축사 내부의 환경을 잘 파악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우리가 겨울철에 많이 듣는 온도가 체감온도이다. 체감온도는 온도, 습도와 함께 바람속도를 이용하여 계산하게 된다. 바람속도가 빠르면 체감온도는 온도계의 온도보다 낮아지게 된다. 여름에 선풍기 앞에 있어야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끼는 것과 같다. 하지만, 앞에 설명한 바와 같이 THI는 온도와 습도를 이용한다. 따라서 축사에서 사용하는 환기팬 등에 의해 발생하는 바람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 즉, THI를 통해서는 환기팬에 가까이 있는 가축과 멀리 있는 가축이 느끼는 환경의 차이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축사 내 균일한 열관리가 이루어질 수 없다. 하지만 바람 속도의 영향을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축사 내부의 환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운 여름에 그늘을 찾아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더운 날에는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피하려고 하지만, 반대로 추운 날에는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받기 위해서 노력한다.
기상청의 올해 5, 6, 7월 예보에서 보듯 태양 복사에너지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축사 외부 구조물을 가열하고 그 열기로 인한 복사에너지가 축사 내부로 발산되게 되므로 축사 내부의 가축이 복사에 의한 열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겨울철 적외선 난방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우리가 따뜻하게 느끼는 것과 같다. Mader 등이 2006년에 Journal of Animal Sciences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소의 경우 바람 속도가 1 m/s 증가할수록 THI는 1.99가 줄어들고, 복사에너지가 100 W/m2 감소할수록 THI가 0.68 줄어든다고 하였다. 따라서 THI에 바람 속도와 복사에너지에 대한 영향을 반영하는 것이 축사 환경에 대한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축사 내부 환경에 대한 가축의 반응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평균 온도가 올라가고 기온변동성이 높아지며 한파, 폭염, 폭설, 폭우 등 이상기상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에 따라 환경조절축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며,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가축에 맞는 환경 조절 변수를 위한 우리나라 고유 데이터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 축산인들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온도 또는 THI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여 자신의 축사 및 가축에 대한 경험적 관리 방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정부와 연구진들은 축산인들과 함께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축사 내부 환경의 미세 조절을 위한 과학적 자료와 관리 방법을 축산인들에게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이는 지금 강조하고 있는 기존 센서에 중심을 둔 ICT 기술만으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가축 사양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계속 높아지는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축사 내부 열환경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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