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사설>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지령 3000호를 맞아

 

축산업계의 대변지를 자임하며 1985년 9월28일 창간한 축산신문이 오늘자로 지령(紙齡) 3000호를 맞았다. 지령 3000호는 본지가 탄생의 울음을 터트린지 실로 30년 8개월만의 일이다. 먼저 지령 3000호를 맞기까지 본지와 동행해준 독자제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축산현장과 관련분야 구성원인 독자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지령 3000호는 불가능했고 어떤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지령 3000호는 축산신문이 걸어온 발걸음 수(數)인 동시에 한국축산업의 30년 역사와 발자취의 기록이란 점에서 우리는 벅찬 감동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령 3000호를 맞는 우리 임직원들은 벅찬 감동보다는 엄중한 책임감에 비중을 두고자 한다. 지령이 쌓일 때 마다 우리 제작진의 마음 한 구석엔 늘 축산의 역사를 선명한 기록으로 남긴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이 있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윤전기가 내뿜는 종이먼지와 굉음을 개의치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축산의 역사가 그렇듯 본지 지령 3000호의 발자취엔 시련과 질곡(桎梏)도 적지 않았다. 때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걸어야 했고, 무시무시한 힘으로 재갈을 물리려는 압박도 견뎌야 했다. 이는 시련이었지 결코 좌절은 아니었다. 본지가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3000호의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원천은 시련의 고비 때 마다 성원을 보내준 축산인들의 격려 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한국축산은 본지가 창간한 1980년대 중반 무렵 규모화의 싹을 틔운 이래 고도성장을 지속해 왔다. 지금 축산업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전체 농업생산액의 42%를 점유하며 농업분야 10대 소득작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농정자원 배분의 왜곡과 FTA 등 안팎의 시련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축산은 이처럼 빛나는 성과 못지않게 그늘에 해당하는 과제도 적지 않다. 냄새를 비롯한 환경문제와 왜곡된 정보로 인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 등 복합적인 위기요인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는 FTA로 인한 외국산 축산물의 무차별적 공세와 함께 한국축산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서 본지는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우리 축산의 그늘을 없애기 위한 축산인들의 대열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다짐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는 반드시 있는 법이다. 우리 제작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식량산업으로서, 농촌경제의 견인차로 발전해온 한국축산의 저력이 작금의 그늘을 반드시 걷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축산은 질적 경쟁력 제고라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 또한 짊어지고 있다. UR 타결과 잇따른 FTA 속에서도 축산업은 흔들릴지 언정 좌절하지 않고 품질고급화에 매진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오늘날 우리 축산을 있게 한 원동력인 동시에 저력이란 점에서 질적 경쟁력 제고는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본지 지령 3000호의 기록은 우리 축산이 다가올 미래에도 이 나라 농촌경제의 주역으로서, 식량산업의 튼튼한 기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될 수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진리는 축산신문 임직원들에게도 확고한 믿음이며 신념이다. 지령 3000호를 맞는 본지의 각오와 다짐을 유승우 시인의 ‘파도’로 대신하고자 한다. “파도에게 물었습니다. / 왜 잠도 안자고, / 쉬지도 않고, / 밤이나 낮이나 하얗게 일어서느냐고, / 일어서지 않으면 / 내 이름이 없습니다. / 파도의 대답입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